▤ 발키리 프로파일 - 죄를 짊어진 자
2008년 10월 2일 발매 / 4800엔 / 공식 홈페이지 (http://www.valkyrieprofile.com/vpds/)

* 엔딩 수와 플레이 시간 등에 관련된 다소의 네타가 들어있음.

■ 나도 <발키리>의 팬이닷

일본 여행에서 업어온 7개의 게임 중 가장 먼저 플레이를 시작한 것이 바로 이 DS <발키리 프로파일 - 죄를 짋어진 자> - 이하<죄진자>(-_-)다. <레나스>와<실메리아>를 모두 100% 달성하며 나름 발키리 팬임을 자부해온 내가 아니던가. 아무리 망작이란 소문이 자자하다 한들 요거 하나만 빼먹고 넘어갈 순 없는 노릇. 리뷰 점수가 어떻든 판매량이 어떻든 직접 엔딩까지 플레이해보지 않고선 게임을 평가하지 않는다, 그것이 내 지론이다.

 
적은 맵과 짧은 스토리로 대변되는<죄진자>.   발키리 비주얼씬의 특징은 나름 고퀄이면서도 기억에 남지 않는단 것이지.


■ SRPG이지만 신선

아무리 포터블 신작이라고 해도 왜 굳이 장르를 SRPG로 전환한 것일까? 진작부터 의아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실제로 게임을 해보니 기존의 느낌을 십분 살려놓은 적절한 전투 시스템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더군.

뮤츄얼 어시스트 시스템은 <죄진자>가 여타 다른 SRPG와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으로,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협동 공격'이다. 이미 턴이 지난 캐릭터라도 일단 적을 공격 리치 안에 두고 있을 경우 다른 동료가 그 적을 공격할 때 같이 공격에 참여하게 된다. 이를 잘 활용하면 원래 4명 캐릭터가 1번씩 공격해 총 4회 공격으로 끝나야할 1턴이 최대 16회(!) 공격까지 늘어날 수 있단 얘기. 아군의 최대 참전 유닛이 달랑 넷 밖에 안 됨에도 불구하고 쾌감 넘치는 전술 구사가 가능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공격이 시작되면 버튼 액션을 이용한 4인 공격으로 콤보를 이어주고 마정석을 뽑아내며 차오른 게이지로 결정기를 날리는 등, 모든 매커니즘이 기존 <발키리>시리즈들과 99% 똑같다.

이렇게 공격 하나하나에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적절하게 줄여놓은 챕터 볼륨 탓에 전투가 크게 늘어진다는 느낌은 없다. '레벨업시 HP 전회복' 같은 보너스도 늘어짐을 타파하기 위한 좋은 방책으로 보이고. 경험치 획득 씬이나 유니트 소멸 씬 등 장면 전환에 소비되는 몇 초씩의 경직들을 줄였다면 더욱 더 쾌적했을 것 같군.

 
뮤츄얼 어시... 어쩌구.. 아니 그냥 협공!   밋밋한 주인공.


■ 확실한 관련작이야

이전 시리즈와 닮은 건 전투 뿐만이 아니다. 에인페리어 모집과 같은 세계관, 레나스/오딘/프레이로 이어지는 간판 캐릭터, 아무리 봐도 침침한 게임 분위기, 밝은 구석이라곤 전혀 없는 암울한 스토리 등등 전부문에 걸쳐 <발키리>의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장르가 바뀌고 평가도 흐지부지한 게 혹시 시리즈가 변질된 느낌은 아닐까 싶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네. 이건 어딜 봐도 <발키리>잖아. 시리즈의 팬으로서 플레이 내내 즐겁기 이를 데 없었다.

스토리가 짧은 부분은.. 뭐 일장일단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10시간 만에 1주차가 끝나버리자 적잖이 이게 뭥미스럽긴 했지만 3개의 루트를 셋트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대략 수긍이 가드라고. 그래도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심정이 없지는 않았다. 스케일이 확장되지 않는 전투도 아쉬웠지만 뭣보다 세라픽게이트가 좀 별로라서;

 
쉐리파는 유니트 도트를 좀만 더 예쁘게 찍어주시지..   카리스마 넘치지만 전투에선 약하다.


■ 불멸의 세라픽게이트

어느 새 트라이에이스 게임의 메인이 되어버린 추가 던전 '세라픽 게이트'. 특히나 <레나스>, <실메리아>의 세라픽이 보여준 방대한 스케일은 "<발키리>는 본편보다 세라픽"이란 말이 나오기에 충분했다. 나도 당시 본편 플레이 시간의 2,3배를 세라픽에 투자한 유저였고 말이지.

<죄진자>의 세라픽은.. 시작부터 뭔가 다르다고 감이 오긴 했다. 플레이 타임, 아이템, 캐릭터 레벨 등이 모두 초기화되면서 출발하더라고. 그래도 본편에서 헤어졌던 캐릭터들과의 재회, (에리스의 영입), 레나스/프레이/아리/아류제 등이 펼치는 개그 만담으로 1주차는 즐겁게 플레이했다. 레벨업 하려고 이전 층 왔다갔다한 시간까지 다 하면 대략 5-6시간 정도 걸렸나.

근데 구인의 검 달성까지 이걸 10주차 반복하라니요?? 3주차 하다 관둬버렸다. 안 그래도 새로운 장비나 스킬이 적어 안타까워 죽겠구만, 별다른 추가요소도 없이 10번을 반복 클리어하라니 그닥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지금 누가 사가2 얘기 꺼내냐) 쩝. 어찌됐든 전작들에 비해 상당히 아쉬운 볼륨이다. 나으 <발키리> 세라픽은 이러지 않았어. 이전 세라픽과 자꾸 비교를 해서 미안한데.. 너희들이 날 이렇게 만들었잖아;; 유저들의 눈을 높여놓고 게임을 이리 낮추면 어찌함.

뭐 짤막한 메인 스토리도 그렇고, 포터블 플랫폼으로 나온 이상 다소 '소품'같은 분위기가 묻어나는 건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아쉬움은 남지만 DS게임이기에 이 정도로도 만족한다.

■ 그 외

* SE와 BGM는<레나스>의 재탕 천지! 처음엔 반가웠는데 신곡이 너무 적으니까 그것도 좀 그렇드라-_-_-.
* [여신의 날개] = [아군 죽이기 시스템]! 무지 마음에 들었다. 메인 스토리랑도 딱 맞고 정말 최고야! 이걸 좀 확대해서 차기작에 적용시키면 어떨까.
* 근데 [여신의 날개]로 얻는 스킬 하나 덕분에.. 전체 게임 밸런스가 좀 무너졌다고 생각하지 않아? 젤 초반에 얻는 스킬이... 너무 절대적이야...
* 악세사리 종류를 너무 많이 깎았다. 애들 정비하는 맛이 떨어짐.
* 가브리엘 세레스타의 일러스트... 그냥 새로 하나 그리시지;;
* 아리에게 창 대신 검을 쥐어준 것은 무슨 의도인가. 레나스와 함께 마정석을 눈덩이처럼 뽑아내니 좋긴 하다만.
* 그보다 동생들은 언제 참전시킬 생각?
* 어찌됐든 후속작 좀 내라! DS로든 XBOX으로든 얼른. 360으로 <발키리> 나오면 내가 정말 어휴..

 
발키리 자매의 마정석 제조.   본편 3주, 세라픽 3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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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