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의 아뜨리에

2009년 3월 12일 발매 / 5040엔 / 공식 홈페이지 (http://atelier-ds.jp/annie/)

* 진엔딩 조건에 대한 약한 네타가 들어있음.



소싯적엔 팬이었던 <아뜨리에> 시리즈

과거 나는 <아뜨리에>시리즈의 광팬이었다. <마리의 아뜨리에>와 <에리의 아뜨리에> 모두 전엔딩을 다 봤고, <마리>는 새턴판으로도 열심히 또 했고, 한글화된 PC판 <마리><에리>도 구입해 다시 전엔딩을 다 봤다(대체 몇 번을 깬 거야;). PC판 <에리>발매일에 용산으로 달음질쳐 그 일대를 엄청나게 뒤지고 다녔던 아름다운 추억도 있지. - 어찌나 홍보가 안 됐던지 발매 당일인데 매장 주인들이 게임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니까!

그러나 <리리의 아뜨리에>, <마리와 에리의 아뜨리에>(WC판)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아뜨리에> 시리즈는 하지 않았다. 구하기 어려워서? 정이 안 가서? 어쩌면 일러스트레이터가 바뀌어서 일런지도...(;;) 신작이 또 나온다고 해도 대충 기사만 읽고 말았을 뿐. 어찌됐든 거진 7-8년 간을 가스트 게임에 손 한 번 안 댔던 것이다. 그러던 내가...

형이 쓰던 DS를 받았다. 스컬네 <아니의 아뜨리에>가 있길래 빌려왔다.
그리하여 마침내- <아뜨리에> 시리즈를 다시 하게 되었다!!

(이 넘 뭥미)


■ 추억은 방울방울


첫 플레이를 하면서 집에 도착한 순간, 어디선가 켄시로의 외침이 들려왔다. - "너는 이미 중독되었다".

아, <아뜨리에> 시리즈가 이렇게 재미있었구나! 솔직히 난 감탄하고 말았다. <리리>와 <아니>의 간극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과거 <아뜨리에>가 가지고 있던 오밀조밀한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게임의 기본적인 틀은 그대로 따르면서도 밝고 가벼운 감성을 자연스레 덧씌운 모습.
사실 PS2 중반으로 오면서 <아뜨리에> 시리즈가 변질됐단 소문을 심심치 않게 들어왔던지라;;(뭐 내가 안 해봤으니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기대 이상의 친근함과 함께 향수에 젖어버린 나였다. 구작의 추억와 신작의 세련됨을 동시에 맛본 기분이랄까. 게임의 완성도도 어디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었다. 놀라운 몰입도에 그대로 몸을 담궈 3주까지 일사천리로 클리어...

 
약간은 불편한 듯한? 채집 화면   남아도는 에리키실제


■ 근데 확실히 캐릭터가 달라졌네


역시 DS로 넘어온 탓인가? 게임의 대상 연령이 <마리/에리>에 비해 약 5-10세 정도 낮아진 필이다. 로리해진 일러스트 만큼이나 캐릭터들도 어려졌고,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도 웃고 떠드는 가벼운 개그가 대부분.

게임의 구성 자체도 다소 라이트해졌다. 시작부터 엔딩까지의 플레이 기간은 불과 3년으로, 마이스터 포함 7년이던 <에리>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요정 고용'이나 '오리지널 조합' 같은 복잡한 요소들은 전혀 보이지 않고 대신 캐릭터성을 강조하는 서브 이벤트에 주력한 모습. - 캐릭터 관련 이벤트의 숫자는 상당하다. 공략 사이트에서 리스트를 보면 그렇게 많은 것 같지도 않아 보이는데? 체감상으론 구작들의 한 서너배 정도로 느껴진다(게임이 짧아진 탓인지도). 이건 뭐 공방에 나왔다 들어갔다만 하면 이벤트야;

진엔딩 조건도 캐릭터 게임틱하게 만들어놨드만! 사실 난 2주차를 끝낸 순간, 1주차와 똑같은 엔딩을 마주하고 그 자리에서 졸도했었다(농담). 아니, 리조트 성장을 100%로 맞추고 제작가능한 모든 아이템도 충분히 갖췄으면 진엔딩 OR 상위 2,3 순위의 엔딩 정도는 나와야 정상 아냐? 어떻게 아무 것도 모르고 막하던 1주차와 똑같은 엔딩이 나올 수가 있냐구! 부랴부랴 공략 사이트를 찾아봤더니 진엔딩의 첫번째 조건이 눈에 쏙 들어온다.

* 모든 캐릭터 호감도 일정 이상

.....헐...

'모든 아이템 작성'이 진엔딩 조건이었던 전작 모 게임과는 확연히 비교되셔... 호감도도 호감도지만 결국은 특정 캐릭터의 특정 이벤트를 봐야 진엔딩으로의 플래그도 세워지는, 아주 캐릭터 게임틱한 진엔딩 조건이었다. 뭐 최종 시나리오 자체는 재미있게 했지만.

 
히로인은 어느 쪽?   얘 말하는 거 너무 웃기더라..


■ ETC 단상들


* 음악 좋네! 엔딩곡 보컬도 마음에 들었고. 일러스트 이상으로 BGM이 몰입도 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
* 친구들에게 이 게임 보여줬더니 '어? 키노의 여행 작가 그림이네'..라고 말한 사람들이 꽤..;
* <리즈>도 그랬지만, 성별이 모호해 보이는 주인공 디자인은 당최 그 의도를 짐작할 수가 없다. 그래도 <아니>에 나오는 리즈는 예쁘더라.
* 딱히 전투 비중이 높은 것도 아닌데 무기 종류가 너무 많아서 어리둥절했다. 무기 대신 아이템 종류나 좀 늘려주시지..
* 게임하면서 가장 놀란 것 - 2주차에 아이템 승계가 된다!? 이런 게 대체 언제부터 됐지? 어리둥절 하긴 했지만 이거이거 나름 괜찮은 방법이 아닌가!
* 요정.. 한 명 정도는 있어도 좋지 않았을까.. (페페 빼고)

 
여기 음악이 특히 인상적이었음   무지 예뻐진 리즈. 그보다 방어구 이름이...


■ 마무리


기대이상으로 큰 재미를 느꼈던 <아니의 아뜨리에>였다. 이러다 전작 <리즈의 아뜨리에>와 발매예정작 <리나의 아뜨리에>(-DS 아뜨리에 최초로, 주인공이 여성이란 걸 알아차릴 수 있는 외형을 갖추었다)도 하게 될지도 몰라. 그렇다고 당장 사겠다는 건 아니고요.. 우물쭈물..

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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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