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서부터 이어질 감상문은
게임 『시라츄탐험부』에 대한
소프트한 내용 누설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어렸을 때부터 추리 어드벤쳐나 비주얼 노벨류의 게임에 꽤 관심이 많았으나, 언어의 장벽 탓에 그다지 많이 플레이 하지 못 했었습니다. RPG야 분위기 보면서 전투하고 뭐 짧은 일어로도 그럭저럭 할만 하겠는데(물론 어려운 얘기는 모르고-_-) 완전 텍스트 위주의 어드벤쳐는 어떻게든 플레이하는 게 거의 불가능했죠. 그런 덕분에 요 몇 년간 한글화되어 정발되는 플2 게임들에는 꽤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 하나가 바로 시라츄탐험부. 게임 전반적인 분위기가 꽤 정감이 가 보여서, 제대를 하면 꼭 해볼 게임 순위에 올려 놨었습니다... 마침 얼마 전 오랫만에 만난 친구네 집에 갔더니 덩그라니 놓여져 있더라고요. 마하6 정도의 스피드로 슬쩍 집어와서 플레이!

5시간 41분 플레이에 달성률 100%을 채우고 감상문을 씁니다.

 
오프닝에도 나오는 무비. 오프닝은 칸노 요코 + 사카모토 마얍니다.   100% 달성... 마지막 3% 땜에 1시간 썼다-_-;;; 음메~


■ 몰입했던 첫번째 플레이, 그리고 진엔딩!



초반에 어이없는 베드 엔딩을 2개 보긴 했지만 그 외에는 운 좋게도, 거의 스트레이트로 진엔딩을 보고 말았습니다. 약 1시간 40분 정도 걸렸었나요... 유카를 찾아야 한다는 느낌으로 선택지를 골라 나가니 사실 막히는 부분이 없었어요. 덕분에 꽤나 집중해서 진엔딩 루트를 즐길 수 있었죠.

진엔딩 내용에 대해 먼저 얘기하자면.... 전반적으로 지극히 현실적인 분위기의 게임이었기에, 진엔딩만 갑자기 판타지로 날아간다는 비난섞인 평가도 이해는 합니다-_-; 스토리 뛰어넘는 고도가 거의 위드유의 마나미 루트이상 되니까요.
저도 마지막까지 "아야카가 사실 유카가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계속 플레이 했었거든요. '샘'에 아야카가 올라서는 장면까지도 그렇게 생각했었고(엔딩중이잖아?;;). 역시 봉래산 전설과 신사의 설화등을 현실에 적용시키는 그 연결고리가 약간 부실했던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네요. 클라이막스(8월14일)를 조금만이라도 더 끌었으면 좋았을 뻔했어요. '의식'에 대한 부연도 좀 아쉽고.. 뭐 이러쿵 저러쿵해도 사실 전 진엔딩에 대단히 만족해서 잘 즐긴 편입니다만-_-;


솔직히 놀랐습니다. 인지도도 판매량도 그냥그냥 그저그런 B급 게임 아닌가-하는 생각을 베이스에 깔고 플레이를 시작 했었는데 진엔딩을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거든요.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결정적이었던 건 역시 애니메이션의 연출과 퀄리티였죠. 요소요소에 딱딱 들어가 있는 비주얼씬과 기대를 뛰어넘는 그 퀄리티!!...(메인 일러스트보다 그림이 좋다?-_-) 비주얼마다 차이는 있습니다만 전반적인 퀄리티는 왠만한 OVA의 수준을 가볍게 넘는 상당한 것이었어요. 특히나 진엔딩 루트엔 "과연 진엔딩!!"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화끈하게 장시간의 무비들이 몰려 있어서 이야기에 몰입하며 감상에 젖어들기엔 충분했습니다.
밤에 수영을 하는 장면... 유카를 데리고 산을 오르는 장면... 그리고 의식에 실패하는 장면등등...너무나도 인상적이고 감명 깊은, 정말 다시 보고 싶은 무비들 투성이예요. 이 정도면 본편 스토리를 약간 애니화로 추가해서 극장판 하나를 만들어도 훌륭한 작품이 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죠; 흐-...


진엔딩 시나리오와 그에 따른 고퀄리티의 비주얼씬들이야 말로 이 게임의 백미 중에 백미입니다.


덧) 이 게임의 무비는 총 33종류로 약 40분 분량입니다. CG도 총 129장으로 꽤 많은 편.

 
아하하하핫.... 보다가 깜짝 놀랐던 무비.. "아니! 퀄이 안 떨어지잖아!=_="   중딩 때가 100배 정도 예쁜 마리아
 
연계성이 약간 부족해서 아쉽지만 뭐 이 정도야...   개인적으로 꼽는 이 게임 최고의 CG(아야카 땜에)




■ 이제부터는 진엔딩을 빼고 얘기하자...



진엔딩을 보고 난 후 표시되는 달성률은 48%던가 그랬습니다. 엔딩도 총 22개 중에 3갠가 4개 밖에 열려있지 않았고... "우와, 아직도 즐길 스토리가 이렇게 많단 말야!?- 신단당~" 하면서 다른 시나리오들 플레이 시작!!

.....
.....
.....





... 쩜쩜쩜..

 

100% 달성을 이룬 지금,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진엔딩 루트를 뺀 나머지는 100% 사족"

 

...아니 이런 아름다운 게임을 봤나...
진짜- 황당한 엔딩도 정도껏이지... 나 참....

그냥 길 가다 차에 치어 죽는다던가 뜬금없이 조난 당해 생을 마감한다던가, 뭐 이런 거 한 두개야 애교로/재미로 봐줄 순 있죠. 이런 삼천포 엔딩이 잔재미로 좀 들어있는 거야 뭐 일반적이잖아요? 『카마이타치의 밤』이나 『왕비의 등교』등... 그런데 문제는 이런 엔딩이 한 두개가 아니라 이겁니다. 정말 진엔딩하고 진엔딩 가는데 실패하는 엔딩, 이거 두 개 빼고는 모조리 본편 스토리(엽서의 비밀을 찾는 것)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것들이예요!

미인대회 구경을 가서 끝,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잘 놀아서 끝, 누구누구랑 사랑에 빠져서 끝,
담력 시험 도중 유령이 되서 끝, 캠핑 가니 재밌어서 끝..............


장난하냐? 장난해!?


이런 한 두번이나 나올 법한 삼천포 스토리가 남은 달성률의 전부 = 게임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멀티 엔딩이라는 게 대체 뭡니까? 멀티엔딩의 장점이라는 게- 하나의 뿌리를 가진 이야기들이 각각의 그럴 법한 다른 결말을 맞는 것을 감상하며, 울고 웃고하는 게 그 재미가 아니겠어요?... 최소한 메인 스토리와 메인 제재에 기반을 두고 멀티를 풀어감은 당연하겠죠. 그런데 대체 이건 뭐냐!!
메인 스토리와의 연관성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이 무감각 서브 엔딩 스무개의 어이없는 향연은!! 진엔딩 말고 굿엔딩이라고 세 개 있는 것도 사라진 친구 유카의 존재따위는 재활용 쓰레기통에 까를로스UFO 슛으로 골인 시켜놓은 채 갑작스런 러브스토리 모드로 돌입... 나 참 나 원 이렇게 설득력이 전혀 없을 수가.......

반복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엔딩을 찾으면 찾을수록 얼마나 황당해지던지... '미스 시라가하마 선발대회'같은 완벽한 서브 이벤트에서 달성률이 팍팍 차오르는 것을 보고는(한 15%는 채운 거 같은데?-_-) 대략 어이가 없어서 교강용과 손 잡고 안드로메다까지 갔다가 비자가 만료되어 돌아왔습니다.

....한 가지 추가하여 말씀드리자면... 이 게임이 자랑하는 33개의 애니메이션 무비 있잖아요? 그 중 실패하여 돌아가는 엔딩 비주얼 하나 말고는 전부 진엔딩 루트를 진행하며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비주얼씬은 진엔딩 하나만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고 다른 기타등등 20개의 엔딩들에는 단 한 개의 무비도 없다는 얘기지요.

.....

정말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왜 이렇게 성의없게 멀티엔딩을 만들었을까요...
어떻게 이렇게 원작가한테 메인 시나리오 하나만 딱 받고 나머지는 대충 땜빵으로 우겨넣은 느낌이 팍팍 나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지...
진엔딩은 그렇게 잘 만들어놓고... 나머지 절반을 어의없음으로 꽉꽉 채우며 벌어놓은 점수 완전 소거-_-.

흐유....
너무도 아쉬운 일입니다...


 
 
도대체 존재의의를 알 수 없는 염소 이벤트.   제대로 된 엔딩은 딱 하나.
 
뜬금없는 키스씬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한소리 "어쩌라구?-_-"   『카마이타치의 밤』 패러디?

■ 마치며...



이렇게 완벽한 반쪽짜리 어드벤쳐도 참 보기 드물 거 같아요. A급과 C급의 완벽한 일체화...(결론은 B급?)
세상에 이런 게임도 있구나... 라고 감탄한 부분도 감상이라면 감상.

.....
.... 하아...

정말 아쉽네요. 아쉬워... 진엔딩 루트가 마음에 들었기에 더욱.... 한글화가 잘 된 정발 작품이기에 더욱....
다시 말씀드리지만 진엔딩 정도라면 정말 수작입니다. 혹시라도 구미가 당기시는 분들은 플레이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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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