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잔디대전 2경기

2010년 9월, 성남과 수원의 마계대전 3경기가 열렸습니다. 리그 경기로 1경기, 챔피언스리그 8강으로 2경기가 말이죠. 원래는 이 3경기를 모두 관전할 예정이었습니다만 마감과 추석의 겹침으로 해서 탄천에서 열린 2경기에만 다녀왔네요. 그리고 마감이 끝난 이제서야 - 챔피언스리그 4강전까지 종료한 지금에서야 관전기를 올립니다. 역시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9월 1일

잔디대전 1차전. 스코어는 0:0 무승부. 호각지세의 격렬한 경기였네요. 수원이 주도권을 많이 가져가긴 했지만 골을 넣을 수 있는 결정적인 찬스는 성남 쪽에 더 많았었다고 봅니다. 골대를 2번 맞춘 걸로 기억하는데 참 아쉬웠죠.

 
이 날도 비가 내렸다.   평일 경기임에도 많이 온 그랑. 일반석에서 섭팅은 좀 하지말지..
 
 
수원 상승세와 함께 염기훈, 다카하라, 이현진 등 여러 선수들의 이름이 뜨고 있긴 하지만, 사견으로 수원의 핵은 여전히 김두현이라고 생각한다.
 
하태균과 홍철의 매치업. 철이 수비 잘 하더라!    
 
잔디남 또 등장. 새로 심어서 뿌리가 안 내린 데는 밟으면 푹푹 파인단다.   좋아 후반도 파이티..!..... 우리 잔디 왜 이러냐..
 

참참, 이 날 하프타임에는 굉장히 인상적인 일이 있었다. 막간을 이용해 DMB 뉴스를 듣고 있는데 앞에서 누가 나를 부른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께서 캔사이다 하나를 내미시는 게 아닌가. 그 분 하시는 말씀이 자신은 장학영 선수의 장인인데, 사위의 레플을 입고 응원하는 나를 보고 고마워서 그러시단다(전부터 보고 말 한 번 건내려고 하셨다고). 나는 공손한 미소로 음료수를 받아들고 '저처럼 티내지는 않아도 장학영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은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같을 것입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ㅎㅎ

 
재철이는 피지컬이 좀 더 좋았음 좋겠는데..   신영록 키 크네..
 
싸움이야! 임경현과 성환이가 붙었던가   존슨어택 날리기 전에 끝난 게 다행인 줄 알아
 
 
게임 종료   이길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 9월 15일

마계잔디대전 최고의 클라이막스, 수원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차전입니다. 수원 윤성효 감독은 탄천 잔디가 조축구장만도 못 하다며 진즉부터 롱볼축구를 예고했고, 그간 못난 잔디에 사과만 하던 신태용 감독도 '이제는 못 참아- 우리도 잔디 못 밟아봐서 조건은 똑같다'며 맞대응 드립을 시전, 경기 전부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죠. 경기 결과도 참으로 화끈했답니다.

 
ㅅㅂ 이게 잔디야뭐야.. 노란 부분은 그냥 흙바닥이다. 이런 사정임에도 관리 책임자인 성남시 시설관리공단의 허가 없이는 구단에서 손도 못댄다.
 
그나마 새로 심은 부분의 잔디가 상할까봐 양팀 모두 경기 시작 전과 하프 타임의 몸풀기를 피치 바깥에서 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거 국제경기예요.
 
    어찌됐든 게임 스타트
 
김두현이 선발로 안 나와서 얼마나 안심했는지 모른다.   하던 스타일 대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성남
 
전반 8분 라돈치치의 선제골! 쉽게 가는가 싶었는데!   17분 염기훈의 프리킥 동점골. 벽의 거리가 너무 멀었던 거 아닌가? 심판.
 
이후 경기는 백중세로.. 수원의 기세도 무서웠다.   추가골 찬스에서 이운재와 충돌한 라돈.
 
꺅! 몰리나의 추가골이야! 김철호 크로스 올리는 장면이 멋졌다. 경기전 윤감독, 성남은 라돈과 몰리나만 막으면 되는 팀이라더니 못 막으셨네열.
 
2:1로 전반이 종료된 후   잔디인 투입!
 
저건 잼보니여 뭐여   볼보이들까지 나서서 잔디 정리를.. 그런다고 없는 잔디가 돋아나나
 
수원 or AFC 관계자? 엄청 화내더라. 몰수패 하잔 얘기가 없어서 다행;   후반 스타트!
 
후반들어 수원은 백지훈을 빼고 이현진을, 하태균을 빼고 신영록을 투입했다. 공격력 강화를 위한 교체였겠지만 미들 자원을 빼면서 그만큼 중원의 힘이 약해져, 오히려 조직이 느슨해진 느낌이었다. 라돈치치의 추가골 이후엔 그런 분위기가 더욱 두드러졌고 후반 중반부터는 완전히 성남의 카운터 전술에 농락을 당한 수원이었다. 결정적인 골 찬스도 너덧번은 됐는데 그걸 다 넣었음 대략 7-1 스코어 정도 찍었을 거다;;
 
PA 밖에서 공격은 많이 했으나 실속이 없었던 수원. 느지막히 김두현이 투입되었지만 분위기 반전엔 역부족이었다.
 
추가골은 수원 수비수 양상민이 대신 넣어주었다. 김철호의 스루패스를 걷어내려던 것이 수원의 골문으로 들어가 4-1.
 
승리!   기대 이상의 대승이다! 기립박수로 환호하는 홈팬들.
 
한결 편하게 2차전을 볼 수 있게 됐군. 내 개인적으로도 이날 경기만큼은 우리 팀이 이겨주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약 3천원 만큼. 그리고 적중했다! ▲
 

■ 그 이후...

추석날 저녁 이 경기의 2차전이 있었습니다. 수원이 4강에 가려면 원정골을 감안해 3-0 이상의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죠. FA컵 부담도 있는 수원이 뭐 그리 강하게 나오겠느냐 싶었지만 실상은 개똥줄(!)이었습니다. 가공할 경기력을 선보이며 순식간에 2-0으로 앞서나갔죠. 성남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경기력은 최악이었습니다. 날카로운 역습은 커녕 제대로 된 슈팅 한 번이 없는 수준이었거든요. 혼신의 육탄방어로 더 이상의 실점없이 겨우겨우 경기를 끝내고.. 성남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릅니다.

포항은 이란팀 조바한에게, 전북은 사우디팀 알샤밥에게, 수원은 한국팀 성남에게 밀려 모두 탈락하고 이제 AFC 4강에 K리그 팀이라곤 성남 하나 밖에 안 남았습니다. 수요일 새벽 알샤밥 원정 1차전이 있었는데 아쉽게 3-4로 역전패 했어요. 다 이긴 경기를... 너무 아쉽게 놓친...


이제 10월 20일 탄천에서 열리는 2차전. 성남은 무조건 승리를 해야 합니다. 원정에서 다득점을 넣고 왔으므로 1골차만이라도 이기기만 하면, 결승으로 갈 수 있어요. 제발 이겨주길 바랄 뿐이고 만약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저도 도쿄로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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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0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