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동

사랑과 감동의 감바 오사카 전이 끝났습니다.

얼마나.. 마음 졸였었던가..
얼마나.. 간절히 바랬었던가..

우리 성남이..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습니다.


* 카메라 고장으로 제대로 된 사진은 없습니다. 실은 지난 5일 서울 원정에도 다녀왔으나 [카메라 고장 + 뜻밖의 대패] 때문에 단관기 생략.
(꼭 진 경기는 리뷰를 안 해..).

 
사진 찍어봐야 다 이 모양   멀리 있는 건 다 뿌옇게 나온다. 대체 어떻게 고쳐야 하는 건지??
 

■ 라인업

성남 라인업 : 정성룡, 장학영, 조병국, 사샤, 김성환, 전광진, 조재철, 몰리나, 홍철, 라돈치치, 파브리시오

-------------라돈치치-------------
홍철---------몰리나------파브리시오
-------전광진--------조재철-------
장학영---사샤------조병국---김성환
------------정성룡----------------

- 지난 주에 있었던 2경기, 서울전과 전남전과 100% 같은 라인업입니다. 빡빡한 일정 덕분에 체력 저하가 적잖은 걱정이었습니다. 상대 감바 오사카는 J리그의 배려로 1경기를 더 쉬고 나온 상태였거든요.


감바 라인업 : 요스케, 타카기, 야마구치, 나카자와, 야스다, 엔도, 묘진, 아키라, 루카스, 우사미, 후타가와

- 현/전 일본 대표인 엔도와 묘진, 그리고 명탐정...이 아니라 청소년 대표 에이스 우사미 정도가 눈에 쏙 들어오네요.

 

■ 전반전

성일여고, 풍생중고의 열띈 응원과 함께 전반전 경기가 시작 되었습니다.

원정팀 감바는 아주 자~연스럽게(이경규 ver), 처음부터 수비적으로 나왔습니다. 왠만한 상황이 아니고선 4백과 수미 라인을 거의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점유율과 공격 횟수면에서 성남이 크게 앞서는 흐름이었죠. 그러나 결정적인 찬스는 좀처럼 만들어내기 힘들었습니다. 라돈이 몸빵으로 휘저어 주긴 했지만 견고한 감바의 중앙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습니다. 세트피스와 크로스 등 공중볼의 경쟁력도 나름 괜찮게 보여주더라고요.

몰리나의 결정적인 슈팅 2-3회가 빗나가면서 전반은 0-0으로 종료됐습니다. 중간 즈음에 기가 막힌 바이시클 킥이 하나 있었는데 그게 꽂혔으면 완전 2010 AFC 베스트골 예약골이 될 뻔 했습니다.

 

■ 후반전

후반 시작과 함께 성남의 위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마치 떨어진 집중력을 반증이라도 하듯 미드필더의 공간이 숭숭 뚫리더군요(아마도 하프타임 교체로 감바의 포메이션이 바뀐 듯 했어요). 감바의 위협적인 공격은 거의 다 이 후반 초에 나왔습니다.

당황한 성남은 전원 수비로 내려와서 겨우 막아낸 다음 다시 미들진에서 감바에게 공을 헌납하고, 하는 상황을 계속 반복했죠. 결정적인 슈팅 찬스도 몇 번이나 허용했는데 그 때마다 정성룡의 슈퍼세이브가 성남을 살렸습니다. 심장이 쫄깃해지며 동공이 해바라기씨 마냥 쪼그라들 지경이었죠. '철호를 넣어! 철호를 넣으라고!'...라고 몇 번을 중얼거렸는지 모릅니다;; 주문을 외운 보람이 있었는지 성남의 2번째 교체로 파브리시오 대신 김철호 선수가 들어가고요. 이후 차츰 다시 성남쪽으로 흐름이 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후반 중반을 넘기고도 골은 터지지 않았습니다. 일단 리프레쉬가 한 번 되자 감바는 미련없이 선수비 후역습 형태로 돌아섰어요. 체력적으로 앞서는 감바로서는 연장으로 가도 손해볼 게 없다는 계산이었겠죠. 어떻게든 승부를 내야 하는 성남은 교체 투입된 송호영 선수와 라돈, 몰리나를 스리톱으로 돌리며 공격을 퍼붓습니다. 사이드로 나온 송호영 선수는 왠지 좀 발이 무거워 보였어요. 압박에서의 실수와 1:2 패스 타이밍에서의 적극적인 대시 부족 등을 보여주며 제 심장을 타들어가게 만들었죠.


...그러던 후반 30분. 마침내 터졌습니다.
송호영의 크로스와 라돈의 흘려주기, 몰리나의 슈팅 찬스로부터 이어진 PK 획득.. 묘진의 명백한 슈팅 방해였습니다(솔까 퇴장감).
키커는 경남전 PK 실축의 주인공 몰리나.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성공을 시켰습니다. 몰리나.

정말이지.. 오래오래 기다렸던 선제골이었어요. 아..


PK 득점으로 균형이 깨지자 경기 양상은 180도 변합니다. 앞으로가 없는 토너먼트 단판 경기, 감바로서는 전원 공격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죠. 허나 성남의 선수들은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상태. 11명의 선수 모두가 날카로운 집중력으로 다듬어지며 경기력이 더욱 살아났습니다. 압박 강도도 오히려 후반 초반보다 더 좋아졌고요. - 새삼 느낀 거지만 조재철 선수의 활동량은 완전 놀랍습니다. 이게 1주일 동안 3경기 째를 뛰고 있는 신인 선수의 움직임이 맞는 건지; ㅎ

그리고 후반 38분, 송호영 선수의 천금 같은 추가골(아- 호영.. 욕해서 미안하다;;).
후반 45분엔 몰리나의 그림 같은 프리킥 골까지 터지면서... 경기는 3-0으로 끝이 납니다.



성남이 마침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게 된 것입니다!!

 

■ 마무리


지난 시즌 준우승을 거두고도 대대적인 예산 삭감... 국대급 선수들이 떠나간 자리를 신인 선수들로 채우며 습자지보다 얇은 스쿼드라는 평가를 받았고... 챔스에서도 죽음의 조에 걸리며 가장 걱정되는 아챔 출전팀으로 꼽혔던 성남... 그러나 결과는 이렇습니다. 아챔에 출전한 4팀 중 예선 라운드 최고 성적, 리그 최고 순위, 완승으로 챔스 강 진출. 내가 응원하는 우리 팀이지만 정말 놀랍습니다. 걱정거리가 많을(..) 후반기에도 좋은 모습 보여주기를 기대하고요.

기쁜 소식은 또 있었죠. 성남 뿐만이 아니라 베이징을 상대한 수원, 가시마를 상대한 포항, 애들레이드를 상대한 전북이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동아시아에 주어지는 8강 티켓 4장 전부를 K리그가 쓸어버린 것입니다. 이로서 올시즌 K리그팀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먹을 확률은 50%! 물론 당연히 성남이 먹는 게 제일 좋겠죠. 25일에 있을 8강 대진추첨이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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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5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