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주일만에 컴백.


7월 20일 일요일. 빅버드에서 마계대전 관람!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k리그에서 볼 수 있는 최대 빅매치! 선두 수원과의 피해갈 수 없는 결전! 너무나도 큰 경기였기 때문에 저도 올 시즌 처음으로 원정 응원에 나섰습니다.

일찌감치 수원에 도착해 세준스와 놀다가 6시쯤 경기장에 들어갔죠. 태풍 갈매기의 영향으로 비가 무지막지하게 내렸습니다. 그러고보니 3주 연속으로 성남 경기만 하면 비가 내리는데;; 이번 비는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였네요. 건널목이며 대로변이 순식간에 강으로 변해버렸어요. 이대로 몇 시간만 비가 더 오면 경기가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에 휩싸였을 정도였죠. 다음 날 비바 k리그에서 이 경기를 논평한 존 듀어든 씨도 '경기를 연기했어도 괜찮지 않았나?'라는 취지의 의견을 냈더라고요. 그만큼 정말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나와서 몸 푸는데, 공 찰 때마다 물보라가 철썩철썩 쳤습니다. 이래서야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있을까?

 
강물이 불었어요.   끝없는 빗줄기...
 
 

■ 라인업

성남 : 정성룡 장학영 김영철 조병국 박진섭 손대호 김상식 김정우 모따 두두 김연건
- 연건 선수의 연속된 선발출장! 이런 빅경기에서도 믿음을 주다니 굉장하죠. 나머지 포지션은 100% 예상이 가능한 풀멤버.

수원 : 이운재 김대의 이정수 송종국 조원희 이관우 백지훈 홍순학 에두 신영록 서동현
- 하늘의 도우심으로 마토가 결장했습니다. 이 경기를 위해 일부러 쉬고 있다는 얘기까지 돌았었는데 천만다행이었네요. 주전 선수의 줄부상 덕에 김대의가 윙백으로, 송종국이 중앙 수비로 서는 땜빵식(;;) 수비라인으로 나왔습니다.




■ 전반전


일단 전반적으론 성남의 경기력이 앞섰습니다. 수원에 비해 공 점유율도 많았고 조직력에서도 우위였죠. 하지만 제 사견으론 오히려 평소보단 약간 모자랐던 경기력이었다고 봅니다. 빅버드의 우수한 배수시설 덕분에 고였던 빗물들은 많이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패스웍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성남의 경기력은 날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평소보다 미스가 훨씬 많았어요...

또 한 가지 껄끄러웠던 건 너무나도 많았던 파울입니다. 전반초반부터 든 생각이지만 주심이 카드를 너무 아끼더라고요(그리고 잔 파울은 또 엄청 불었던-_-). 특히나 모따와 자주 겨뤘던 김대의 선수... 본래 포지션이 아닌 수비수 위치에서 모따를 마크해야 하는 부담 때문 덕분에 너무 힘이 들어간 건가요. 초반부터 굉장히 거칠게 나왔습니다. 빅경기만 되면 아드렌날렌이 폭발하는 모따이기에 아주 작정하고 몸싸움을 벌인 게 아닌가 싶었죠. 제가 봤을 땐 전후반 통틀어 김대의 선수만 카드 나올 장면이 최소 3번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장도 안 나왔죠... 이러니 다른 수원 선수들도 몇 번이나 거친 장면을 연출하고, 또 카드를 안 받고 넘어갔습니다. 김영철/김상식 선수는 전반이 끝나자마자 달려가 퇴장하는 주부심들에게 계속 항의했어요. 휴우. 후반 들어선 더욱 경기가 거칠어져서 양팀 통틀어 총 50개가 넘는 파울이 나왔습니다. 이런 빅경기에서 보여줄 판정치고는 너무나 아쉬웠네요.

* 여담 - 김대의 선수에게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수원 선수단 중에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김대의 선수인 걸요. 제가 성남이란 팀을 응원하기 시작한 건 성남 유니폼을 입은 김대의 선수의 질풍같은 대시를 보고 나서부터였습니다....-_-a.

 
게임의 중요도를 대변해 주듯 꽤 많이 온 성남 서포터즈.   언제나 한결같은 그랑.
 
1층을 꽉 메운 사람들.. 하지만 태풍 덕에 평소보다 적은 관중이었습니다.   모따신의 기도..
 
 
0:0으로 전반 종료.   퇴장하는 심판에게 계속 항의하는 성남 선수들;;



■ 하프타임

뭔가 유소년 미니 게임 같은 걸 하려고 폼을 좀 잡다가-? 비가 너무 많이 오니까 그냥 안 하더군요. 같은 이유에선지 하프타임 내내 성남 진형에서는 아무도 몸을 풀러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거이거.... 작년 알 카라마전에서 봤던 장면이 아니던가-_-; 그럼 후반 교체 선수들은 어디서 몸을 풀었을까요? 복도를 뛰어댕기나?

 
잠시 멎나 싶으면 다시 쏟아지는 비   쏴쏴쏴-


■ 후반전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연건 선수가 나가고 최성국 선수가 들어왔습니다. 그럼 또 김동현 선수 들어올 때까진 잠시 동안 두두 원톱 또는 442의 변질 포메이션이 되는 건가? 음.. 이왕 선수를 바꿀 거, 왜 김동현 최성국 선수를 동시에 안 넣고 약간의 텀을 주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변신 순간부터 완벽한 433으로 밀고나가도 될텐데 말이죠. 제 기억으론 올 시즌 두두 원톱이나 442 시행 중에 골 들어간 적이 없었거든요. 얼른 김동현 선수를 집어넣어라~라라라라라~~

........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골이 터졌습니다.

전반 4분, 최성국 선수의 킬패스를 받은 두두의 선제골! 빅버드를 일순에 얼려버렸습니다! 한준희 위원이 자주 말하는, 기가 막힌 '팀 골'이었어요!

김상식 선수의 벌려주는 롱패스를 최성국 선수가 잡자, 장학영 선수가 돌아가면서 수비 한 명을 끌어줬습니다. 성국 선수가 드리블로 김대의 선수를 제끼자 모따가 뛰어 들어가면서 이정수, 송종국의 시선을 빼았았죠. 그리고 순간적으로 프리가 된 두두에게 대지를 가르는 킬러 패스! 그걸 논스톱으로 가볍게 차넣자 마침내 첫 골을 만들어집니다. 피말리는 마계대전에서 성남의 승리를 불러온, 통렬의 결승골이었습니다! [네이버 클립 보기]

 
두두! 두두!   역시 한 건 해준 최성국 선수!


설마설마하던 선제골을 빼앗기자 수원이 무섭게 반격하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부상병동이라던 수원이 이 정도로 몰아붙일 줄 몰랐네요;; 선제골 넣고 한 20분여 동안 성남은 수비하기만 급급했어요. 날씨 탓도 있었겠지만 역시 빅버드와 수원의 분위기라는 게 있나 봅니다. 한 3번 정도는 완벽히 골대를 향하는 슈팅이 있었죠. 이 날도 역시 정성룡 키퍼 없었음 큰일날 뻔 했습니다. 후반의 결정적인 선방 2개... 이제 성룡 선수는 성남에서의 폼이 완전히 올라온 모습이에요. 출전만 하면 0.7골 이상의 선방은 해주니...;;

후반 말미로 가면서 수원의 공세도 차츰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떨어진 체력 때문이었을까요? 패배의 불안감 때문이었을까요? 반칙과 패스미스를 연발하며 다시 성남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죠. 5분이나 되었던 인저리 타임 중에도 전혀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 했습니다. 오히려 모따 김동현 선수가 추가 골 넣을 뻔 했고요;; 노련한 성남 선수들은 여유있게 볼을 키핑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드디어 울린 심판의 휘슬.

성남이!! 빅버드 마계대전에서 승리했습니다!! 우와아아아아아!

 
제발 카드 좀 주라니까   다다다
 
연속된 정성룡 선수의 선방!   경기 종료 후 쓰러지는 김동현 선수. 큰 코뼈 부상을 입었어요..
 

■ 마무리

속이 다 후련해진 경기였습니다. 서울 오는 버스에서 내내 서서 오는 데도 전혀 힘들지 않았죠.

이것으로 수원과의 승점은 불과 3점차! 팀 무패, 홈 무패, 리그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승승장구하던 수원을... 7월이 다 가기도 전에 바로 턱 밑까지 추격하게 되었네요. 수원과의 승점이 9점 이상 벌어진 상황에서도 '여름이면 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던 학범슨의 예언(?)이 기가 막히게 적중했습니다! 역시 학범슨 아저씨는 명장~;;.


기대되는 후반기입니다... 2위로 챔결 진출, 아챔 안정권, 다 필요 없습니다. 무조건 1위 수성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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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8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