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덥다...


2008년 4월 19일은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따사로운 날씨였습니다. 무거운 눈꺼풀을 비미며 2주 만에 힘들게 찾은 탄천 운동장. 지난 전남전은 다소 적은 관중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이번 대전전은- 더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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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뭥미. 진짜 이 동네는 답이 없다. 리그 사상 최강의 팀을 두고 대체..;;

이 날 성남 VS 대전전은 6라운드 최소 관중을 기록했습니다. K리그 팬들의 영원한 화두 - 최강 명문 성남에 왜 이렇게 관중이 없을까?

종교적 문제, 지자체의 푸대접 등의 원인도 있겠습니다만(아직까지도 교회에서 성남 포스터를 떼간다더군요) 사실, 구단의 노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되구요. 그리고 또 다른 그럴 듯한 의견이 있습니다. - 분당 신시가지 주민들 자체가, 자신들을 '성남지역민'이라고 생각을 안 한다는 거지요. 서류상으로만 성남이지 마음은 서울에 가있고, 오히려 성남시를 매우 싫어한다는 겁니다;; 강남 쪽에서 이주한 럭셔리한 사람들이 많아 축구장 갈 시간에 다들 골프 치러 간다는 우스갯 소리도 있을 정도-_-a. 곰곰히 생각해보니 과거 구시가지 쪽에서 경기 할 땐 이 정도로는 관중이 적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구요. 뭐, 7월에 모란 경기장으로 이주하면 확실하게 알 수 있겠죠.

 
모두 그늘 밑에 모여있는 진기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기념 촬영.
 


■ 라인업


성남 : 정성룡 박진섭 김영철 조병국 장학영 손대호 김상식 김철호 모따 두두 조동건
- 90% 예상 가능한 포메이션으로 나온 성남. 남은 10%는 김정우 선수가 나올 수도 있었던 미드필더한 자리인데, 주중 컵대회에서의 체력 부담 때문에 손대호 -김철호 라인이 가동된 게 아닌가 싶더군요. 후반엔 김정우, 최성국, 한동원 선수가 투입되었습니다.

대전 : 최은성 주승진 최근식 이동권 김형일 고종수 이상윤 김민수 박성호 에드손 에릭
- 흠. 한 때는 100% 외우고 있었던 대전의 라인업인데, 예전 시즌에 비해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던 대전입니다. 합류한지 얼마 안 된 두 명의 용병이 눈에 띄더군요. 선수 이름이 나오자 옆에 있던 꼬마들이 놀라면서 한 말 - "에릭!!? 걔 아니야? 신화?"

 
킥 오프!   시작 순간 언제나 이뤄지는 두두의 의식. 착하게 살아야 되욤


■ 전반전


앞서도 말했지만 이 날은 정말 더웠습니다. 덕분인지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스피드가 다소 느린 느낌이 든 전반전이었어요. 성남의 창 끝도 그다지 날카롭지 않아 보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성남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펼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주중 전북과의 컵대회에서 충격적인 대패를 당하고 온 성남인데, 비교적 휴식을 취했던 대전을 거의 쉬는 타임없이 계속 압박했어요. 돌아온 고종수 선수가 분발하긴 했습니다만 미들부터 전력의 차이가 역력하더군요. 에씨 성을 가진 두 외국인 용병의 활약도 미비하기 그지없어, 대전의 첫 슈팅은 전반 30분이 다 되어서야 하나 나온 걸로 기억되네요(06년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이 떠오르는 이유는?). 상대의 역습이 위협적이면 공격하는 쪽도 조금은 불안하기 마련인데... ..그마저도 완전히 실종된 듯한 전반전이었습니다.

첫 골은 전반 31분 두두의 발끝에서 나왔습니다. 경기장에선 킬러 패스를 넣어준 선수가 누군지 잘 못 봤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조동건 선수의 헤딩 어시스트였더군요. 두두의 5경기 연속 골도 놀랍지만 조동건의 연속 공격 포인트는 정말... 데뷔 4경기에서 4경기 4골 2도움. 뭘 더 어쩌라는 건가여.

실점 이후 김호 감독님은 일찍부터 포워드 라인을 교체하며 (에릭 out 이여성 in) 반전을 꾀했지만, 역시 미들 지역에서의 전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인천 어웨이에서 박지성 급 활약을 펼쳤던 김철호 선수는 컵대회를 쉬었음에도 왠지 폭발력이 약간 떨어진 모습이었습니다만, 이 날은 오히려 손대호 선수의 저돌적인 수비력이 빛났네요. 대전의 패스를 몇 십번 봉쇄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 겉으로 크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최고의 수훈 선수가 아니었나 싶네요.

 
 
 
수훈갑 손대호 선수   야, 날씨 좋으니까 사진들이 다 잘 나왔네.

■ 하프타임


너무너무 더워서 안쪽 통로에 내려가 있었습니다. 휴우.. 그리고 돈 안 쓰겠다는 다짐을 져버리고 천 원이나 하는 콜라 한 캔을 사먹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물통을 가져갔었지만 이미 목욕탕 온탕 수준의 후끈한 물로 변질되어 버린 뒤라;; 아흑.

하프타임 도중 E석에 있던 거의 모든 관중들이 반대편 그늘 쪽으로 이동했더군요. 하지만 전 지조를 지키며 꿋꿋이.... (응?) 후반에 추가골이 터질 것으로 예상하고, 대전 골문 쪽으로 약간 이동해서 앉았습니다.



■ 후반전

후반전엔 양팀 모두가 더 활발한 공격을 펼쳤습니다. 뭣보다 교체 투입된 최성국 선수의 측면 돌파가 대단했죠. 무더위에 지친 대전 수비들이 도저히 따라잡질 못하더군요. 왼쪽 사이드라인을 따라 올라가면서 3명을 돌파한 장면이 최고의 백미였습니다. 과묵하게 앉아 있던 공군 병사들을 벌떡 일어나게 한;; 놀라운 돌파였어요. 이게 골로 연결됐으면 그야말로 스페셜 영상이 나오는 거였는데.... 아호... 하지만 오른쪽 돌파로 2번째 골의 어시스트를 어시스트했으니 나름 보상이 있었던 게 되겠죠.
최성국 > 두두 > 모따 > 두두로 이어지는 완벽한 패스 이후 두두의 골이 작렬. 두두 선수는 5경기 연속 골, 6경기 6골 2도움이라는 경이적인 페이스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모따도 1어시 추가로 어시스트 부문 선두 질주~.

후반 39분, 마지막 교체로 두두 선수가 나오고 한동원 선수가 들어갑니다. 오호? 톱 스트라이커의 교체니까 김동현 선수가 들어갈 줄 알았는데? 4-4-2의 실험인가? 많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한동원 선수도 공격적으로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결과적으로 모따가 PK를 얻어낸 장면의 패스를 연결해 줬죠. 후반 인저리 타임에 나온 PK 기회!! 누구나 모따가 찰 거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 최성국 선수가 키커로 나서더군요.

제 기억으론 최성국 선수가 성남 입단한 이후, PK를 찬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보통 모따 또는 김상식 선수가 다 찼었는데요. 문득, 아마도 작년 acl 우라와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했던 상처를 씻어주기 위해, 학범슨 감독의 배려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가볍게 차넣어 3:0! 그리고 마지막에 4:0 만들 수 있는 스루패스가 들어가는 순간, 주심이 경기를 마무리 시키더군요. 덕분에 이 날 경기에서 처음으로 심판에게 욕했음-_-.

 
 
후반엔 위협적인 장면이 한 두번 정도 있었던 듯.   일어나세요.
 
 


■ 마무리

눈이 감기고 몸은 피곤했지만 그래도 성남이 이겨서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스트레스 한 번 시원하게 푸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다음 정규리그 홈경기는 5월 3일까지 기다려야 하는군요. 광주와의 컵대회를 보러 갈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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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4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