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예


마침내 K리그 개막! 이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려왔던가. 2008년 K리그 첫 성남일화 홈경기 단관을 다녀왔습니다. 홈 개막전이고, 수원전이고, 3월에 연간 회원권을 쓸 수 있는 유일한 날이기도 해서 (3월 한 달간 홈경기가 한 번뿐;;) 주저없이 다녀왔습니다.

 
아- 간만이다! 탄천!   오늘도 바나나.

경기 1시간 전에 탄천에 도착했습니다. 하늘도 맑고 날씨도 따뜻하더군요. 전날 뉴스에서는 황사 엄청나게 심할 거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실제론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완전 속았다... 이 오보로 인해 K리그 관람객이 또 몇 천명은 줄었어! - 그러나 K리그 2라운드는 역대 K리그 2라운드 최다 관중을 4만 6천명을 경신. ㅋ. 올해 K리그는 1라운드부터 개막전 최다 관중을 돌파했었지요. 이젠 월드컵 특수로 반짝하던 과거의 풍토에서 벗어나, 진정한 리그팬들이 자리 잡고 있는 시기로 들어선 것 같아요. 흐흐.

이 날 탄천의 관중은 1만 4천명 정도로 역시 많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늦은 발권으로 인해 경기 도중에 입장하신 분들이 많았다는 후문. 탄천 창구는 역시 문제가 좀 있단 말야. 난 1시간 전에 연간권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아무런 상관 없었지만;;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W석 2층에서 경기를 봤답니다. 덕분에 탄천에 2층 출입구가 따로 있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오프닝을 찍는 MBC ESPN의 신승대 캐스터와 해설위원 가레스 상윤   기자석이 바로 옆에 있어서, 무선랜이 잘 잡힌다.


■ 라인업


성남 - 정성룡, 장학영, 박진섭, 김상식, 조병국, 김철호, 손대호, 한동원, 모따, 두두, 김동현
= 전지훈련과 광주전에서 사용했던 스쿼드와 100% 똑같았습니다. 여전한 4-3-3.
중앙수비 김영철 선수가 부상중이라 식사마가 4백 라인으로 내려간 것이 특징이죠.

수원 - 이운재, 곽희주, 마토, 이정수, 양상민, 박현범, 조원희, 송종국, 이관우, 에두, 서동현
= 백지훈과 안영학이 부상으로 빠져 신예 박현범이 미들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길 수 있는 찬스라고 생각했었는데...
박현범 선수의 활약은 준수했고... 이관우 선수는 뭐....

 
 
 
아닛! 저 유니폼은!?   카메라맨이 넘어지다... 안 다쳐서 다행--


■ 전반전


약간 불안하게 시작된 전반전. 1라운드에서 많은 삽질을 했던 성남이었지만 수원전은 초반부터 상당히 나아진 조직력을 선보였습니다. 광주전 삽질의 일등 공신이었던 두두는 ‘이 두두가 그 두두가 맞는겨’ 싶을 정도로 달라진 패싱과 무브먼트를 보여줬네요. 한동원 선수의 적극적인 공격가담(마치 이번 시즌 박지성이 페널티 박스 안에 자주 들어가는 장면을 보는 듯한)도 좋았구요. 첫 골도 김철호 선수의 스루패스를 받아 한동원 선수가 터뜨렸습니다. 힐킥으로 살짝 공을 돌려세우며 구석으로 깔아차는 테크닉은 정말로 대단했어요! 이관우의 2골에 묻혀버린 게 너무너무 아쉽-_-.

전반 31분, 이관우의 감아차기로 1:1 동점. 하지만 4분 뒤 모따의 크로스를 받은 두두가 브라질 특유의 몸놀림(<- 중계방송에서 해설자들이 자주 쓰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을 하고 있지는 않은 멘트)으로 수비수를 제치고 2번째 골을 넣어 2:1을 만듭니다. 이쯤 되면 경기장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지 않을 수 없죠!

두두의 골 직전, 김동현의 강력한 골대 강타 슈팅이 있었습니다. 1라운드에서도 골대를 맞췄었는데 이번에도 또 아쉬운 기회가 무산되고 말았어요. 김동현 선수는 이 경기 풀타임 동안 계속 마토와 1:1 싸움을 벌였는데, 상당한 활동량을 보이면서 제 몫을 다 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골대 슛팅도 장면도 있고). K리그에서 마토를 이렇게 쩔쩔매게 할 원톱 자원은 김동현 선수 외에 정말 몇 명 없지 않겠나- 싶었네요.

 
경기 시작! 역시 좋네 이 줌 인/아웃 자유자재의 디카!
 
 
잔디 상태가 전체적으로 좀 안 좋았습니다. 겨우내 여기저기서 썼다니..   두두 골!

■ 하프타임


하프타임에 사인볼 선물과 낙하산 착지 이벤트가 있었습니다-만, 바람이 세서 피치 위에 착지를 못하고 그냥 갔답니다... 그러고보니 경기 시작전 국민의례 때도 예고 학생의 애국가 독창이 있었는데, 마이크 문제로 앞에 절반이 잘려버렸잖아 크큭;;

 
야- 정말 그림이다.   언젠가 한 번 해보고 싶은...


■ 후반전


기대에 부푼 후반전. 성남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건지 차차붐의 전술변화가 먹혀든 건지 아무튼, 미들지역에서부터 서서히 밀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후반 6분, 이관우의 말도 안 되는 프리킥 골이 터지면서 분위기가 더욱 수원쪽으로 기울죠. ...정말 대단한 골이었습니다. 검색해서 한 번 보시길(아- 관우형... 원래 안 이러셨잖아요..).

이후 수세에 밀린 성남은 한동원과 최성국을 교체하고 모따를 공미로 넣는, 광주전에서도 보았던 2번째 포메이션 전술을 다시 사용합니다. 하지만 끝내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어요. 뭔가 마무리를 짓는 슈팅, 특히나 중거리 슈팅을 너무 아낀 듯 해서 안타까웠습니다. 불현듯 웨스트 브롬위치에서 잘 뛰어주고 있는 김모 선수가 떠올랐죠... 후반 말미에 이정수 선수가 퇴장 당했습니다만, 남은 시간이 적어 큰 효용은 없었네요. 결국 아쉽게 2:2로 경기가 끝나고 말았습니다.

2:2라는 스코어를 보니 문득, 작년 ACL 4강- 우라와전이 연상 됐습니다. 잘 싸우다가 동점 허용했다가 다시 앞서나가다가 결국 마지막엔 2:2 동점으로 마무리(골대도 꼭 맞추고)... 그 때의 경기처럼, 이길 수 있는 게임을 무승부로 끝내서 아쉬운 한 판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부분이지만 미들의 힘이 회복되기 위해선 역시 김영철 선수의 복귀가 절실해 보입니다. 김영철 선수가 중앙 수비를 맡아주면 탄천의 왕, 식사마가 다시 수비 미들에 자리를 잡고 전체적인 팀 밸런스를 조절해주는 것이죠. 김영철 선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근데- 어제 날짜로 성남은 김정우를 영입해버렸네요=_=. 이거이거... 되게 재밌게 됐네.

 
후반 스타트!   ... 동점골 허용
 
이관우 선수 교체 아웃. 하지만 큰 부상은 아니었음(늘 그렇듯--).   후반 말미엔 디카 건전지가 바닥이 나서-_- 사진은 더 이상 없습니다..
 

■ 기타등등


*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번 탄천 개막전은 수원의 그랑블루가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게다가 2층 일반석에도 수원팬들이 너무 많았다! 남의 심장부에서 선수콜까지 하는 걸 보니 은근히 화가 나더군요. 공격할 때나 골 들어갔을 때의 호응도를 보면 분명 성남 편향 관중이 많긴 한데.... 아직은 멀고 먼 성남의 홈 분위기.

* 이정수 백태클시 부상으로 교체되어 나간 모따 선수는 어제 발표된 정밀검사 결과,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라고 나왔다네요. 아유.. 심장 떨려..

* 이 날 한동원의 골과 이관우의 골보다 더더욱 놀라웠던 것이 바로바로- 성남일화의 바뀐 유니폼! 이럴수럴수럴수... 야심차게 개혁했다던 새로운 시즌 유니폼의 패션쇼 후, 바뀐 게 뭐냐- 유니폼 팔 생각이 있는 거냐- 스폰서 엠블렘이 크다- 차라리 글자만 크게 해라- 바지색을 어둡게 해달라- 등등.. 오만가지 불평불만을 양산해 냈던 성남의 08년 시즌 유니폼이... 어느 틈에 새롭게 고쳐져 개막전에서 다시 첫선을 보인 것입니다. 그것도 홈페이지 게시판에 팬들이 건의했던 의견을 그대로!! 우와!! 정말이지 감동 먹었습니다. 한 번 발표했던 의상을 그 단기간 안에 다시 고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구단 프런트진의 과감한 용단에 박수를 보냅니다. 경기 후 홈페이지에도 칭찬 일색이더군요. 정말 오랜 숙원을 이뤘습니다. 성남. 아.. 갖고 싶...

 


■ 마무리

경기 결과에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보고 왔습니다. 리그 11위의 성남이라는 게 영 적응이 안 되는군요;
하지만 뭐 아직 무패, 금방 순위 상승이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다음 홈경기는- 4월 2일 대전과의 컵대회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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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3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