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준결승! 대 우라와전!!


이번엔 갈까말까 전혀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 4강전인데! 우라와전인데! 홈경기인데! 동인지 마감도 미뤘는데!!!(어이) 무조건 가야죠!
A매치 1등석 티켓, 서드 배틀, 신라호텔 꽁짜뷔페, 참깨라면 11박스와도 바꿀 수 없는 우라와전 단관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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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알 카라마전 단관기 마지막에 '혹시 가와사키랑 결승에서 만나지 않을까...'라는 뉘앙스의 문구를 쓴 적이 있었는데 그보다 더 빨리, 우라와랑 붙게 된 성남입니다. 사실 그 때까지만 해도 전북이 우라와에게 질 줄은 생각도 못 했었거든요(가와사키는 이란의 세파한에게 져서 떨어져버렸음;;). 그 놈의 중동심판 때문에 석연치않게 전북이 탈락하고, 바로 성남이 복수극을 차례가 되어버린 거지요.

표는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를 했습니다. 한일전, 4강전, 우라와전, 전북의 복수전등등, 하도 많은 얘기거리가 장안에 퍼져있어서 자칫 매진될까봐 걱정됐었거든요. 레지나, 누렁이랑 같이 가기로 한 고로 알 카라마 2차전에서 승리한 그 바로 다음날, 일반석 3장을 예매해뒀죠. 결전의 날 10월 3일 탄천종합운동장으로 gogo!!

 
 
이 인파...;;   ...제대로다... 성남 글자가 엄청 크군!


지난 알 카라마전 때와 마찬가지로 야탑역을 나서자마자 비가 내리더군요. AFC의 저주를 받았나 뭔 놈의 경기만 하면 비가 오냐... 다행히 보슬보슬 내리는 가벼운 비였기에, 우산을 접었다폈다 하며 경기장까지 걸어갔죠.

황혼 속의 탄천 운동장은 그야말로 시장바닥이었습니다. 세상에 세상에- 탄천에 이렇게 사람 많았던 적이 있었던가;; 작년 챔결 1차전 땐 안 와서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제껏 제가 탄천 갔던 날 중엔 가장 사람이 많았습니다. 생전 볼 수 없었던 노점상에 암표상에 일본 관광객들까지!!(...) 매표소와 입구에 긴 줄이 늘어서 있어서 선수 소개와 입장하는 장면을 다 놓치고 경기 시작하는 순간에야 들어설 수가 있었습니다. 입장하기 직전, 사루인은 서두르다가 어둠 속에 숨어있던 딱딱한 벤치에 왼쪽 다리를 부딪혀, 열라 아프게 쪼인트를 까였습니다. ...........피멍 들었다.. 아아..

 
이미 경기 시작!!   우와! 사람 엄청 많다!
 
이 즈음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얘네들이 그 소문의 우라와 서포터들이군! 얘네 얘긴 뒤에....


■ 전반전


선수 소개를 놓쳤지만 하도 익숙한 성남의 스쿼드인지라, 대충 1분 정도 지켜보니 다 알 수 있겠더군요. 용대사르 박진섭 장학영 조병국 김영철 김상식 김두현 김철호 모따 이따마르 남기일. 모따는 인천전에서의 부상 때문에 안 나올 수도 있다더니 역시 페인트 동작이었어-_-. 완전 날아다니던데요.

우라와 레즈 쪽 선수는-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만 전북 VS 우라와전 중계를 봤었던고로, 몇 명 정도는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최고연봉의 득점왕이라는 와싱톤, 플레이메이커 폰테, 스타 FW 다나카 타츠야... 그러고보니 다나카도 지난 리그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서 못 나올 수도 있다더니, 역시 나왔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였다는 거겠죠. AFC 준결승이면.

 

전반전은 전체적으로 성남이 우세했습니다. 우라와 쪽은 거의 유효슈팅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네요. 이따/모따 모두 상당히 폼이 좋아 보이더군요! 모따 그 동안 좀 잠잠하더니 이 날을 위해 참았던 겨? 김철호, 남기일이 오른쪽으로, 김두현, 장학영이 왼쪽으로 공격을 풀어주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습니다. 장학영 선수의 포스는 정말이지 대단했습니다. 시즌 전경기 출장에 어떻게 저렇게 기복도 없이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줄 수가 있는 건가... 개인적으론 오른쪽 윙백에 오범석(또는 김창수) 영입을 바라고 있는데,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진짜... 국대를 능가하는 막강한 양사이드 오버래핑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뭐 일개 팬의 막연한 바램이고.

 
 

선제골은 전반 10분 모따가 터뜨렸습니다.수비 3명을 끌어들인 이따마르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가 달려나오는 것을 보고 토킥으로 살짝 띄워서 골인! 누가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완벽한 골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리플레이를 보니 골 넣은 직후 엠블렘 세레모니를 했더군요! 나는 성남이다! 내가 있는 팀은 성남이다! 우승은 최고의 팀 성남이다!!!라고 외치는 듯한 강렬한 세레모니... 하흑. 골장면을 배제하더라도 이 날 경기 최고의 활약은 모따였습니다. 역시 모따신. 역시 모따를 국대로!

몇 번 더 몰아붙였지만 추가골은 아쉽게도 터지지 않았고요. 전반 중반쯤 결정적인 PK 기회가 있었는데 심판이 안 불어줬죠. 장학영이 완벽하게 뚫어 비스듬히 골대 앞까지 질주하는 순간, 일본 수비수가 완벽히 잡아채서 넘어졌거든요. 근데 인플레이. 후반에 우라와쪽 PK 장면보다 10배는 더 확연한 반칙이었는데! 이걸 안 불어줬네요. 사실 전반 초반에 우라와 선수가 성남쪽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넘어진 것에 대해 시뮬레이션으로 옐로카드를 준 적이 있었던 터라"오? 오늘 주심은 조금 공정한가?"싶었는데... 이 장면이 두고두고 아쉽게 됐습니다. 열 받은 마음에 "야- 이 두바이 XX야!!" 하고 소리를 꽥 질렀습니다. ....근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 날 주부심은 카타르 사람이었다는...-_-

 


■ 하프타임

 

하프타임 이벤트로 많은 아해들의 릴레이 달리기를 하더군요.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관중들 호응도 좋았고... 전용구장이 아니니까 이거 하나는 할 수 있어서 좋네!

 
빗길에 넘어지진 않을까 노심초사 했는데,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없었네요. 애들 참 시원하게 달리더군요.


■ 후반전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따마르가 빠지고 김동현이 들어옵니다. 보통 리그에서 이기고 있을 땐 이렇게 빠르게 교체하진 않았었는데, 추가골이 중요한 AFC다 보니 빠른 용단을 한 것 같아요. 결과는... 뭐...

후반 8분, 다나카 타츠야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합니다. 떠오는 패스 자체가 그렇게 빠르지도 않았고 중앙에도 수비수가 더 많은 상황이었습니만, 와싱톤을 너무 의식했던 탓인지 순간 프리로 놔주고 말았어요. 후반 들어오면서 뭔가 포메이션이나 선수들 심리적인 변화로 인한 마이너스가 있었을까요.. 우라와에게 여러 차례 밀렸습니다. 결국 19분엔 와싱톤에게 PK 허용. 2:1로 역전이 되어버렸죠. 수비 가담했던 김동현 선수의 실수는 인정하지만 이건 좀 아리까리한데.. 으휴.. 용대사르의 선방도 이번엔 실패. 알 카라마전 슈퍼 세이브를 저장해뒀다가 여기서 쓸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반 12분의 골대 맞춘 게 더더욱 아쉽기도 했습니다. 남기일 선수가 완벽한 프리 상황, 그것도 문전 앞 바로 1M 앞에서 공을 띄워찼는데 그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었거든요.

원정팀에게 2골이나 내줘버려서 분위기가 많이 다운 될 법도 했으나 성남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역시 챔피언답게,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거세게 몰아붙이기 시작했죠. 새삼 말하자면 이 날 양팀의 보여준 경기력은 대단했습니다. 각급 언론에서도 '과연 챔피언끼리의 대전이다!'라는 말이 계속해서 나올 정도로... 빠르고, 정교하고, 기세 넘치는, 수준 높은 경기였죠. 이 날 경기장 처음 찾은 사람들 대부분은- 아시안컵보단 1000배정도 재미있는 이 뜨거운 리그 경기에, 크게 감동 받지 않았을까요?;; 성남 레벨이 원래 이 정도예요- 탄천 많이많이 찾아주세욤-

 
약간 불안했던 후반전.   불이야- 만회골 넣고 홍염 피웠어요.
 
PK   좋단다


마침내 후반 35분... 김두현 선수가 동점골을 뽑아냈습니다! 장학영의 광속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가 수비 맞고 흘러나오고, 그걸 모따가 대포알 슛을 때린 게 골키퍼 맞고 튀어오르자, 김두현이 가볍게 뛰어오르며 슛! 아- 진짜 작품이었습니다!!! 크아-!!
사실 자리가 골대에서 먼 쪽에 있어 그 당시엔 누가 골 넣었는지도 몰랐습니다;; 집에 와서 리플레이 보고 나서야 정말 멋진 골이었다는 걸 재차 확인할 수 있었죠. 어시스트가 된 모따의 슈팅은 진짜- 말 그대로 대포알 슛이었습니다. 김치 10장을 앞에 두고 찼으면 공 모양 그대로 구멍이 뚫릴 뻔했어요.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씩 해주는! 역시 에이스! 역시 모따신!

이후 남은 10분 동안에도 성남의 파상공세가 퍼부어졌습니다. 학범슨은 한동원, 김민호를 추가 투입하며 재역전골을 노렸죠. 김동현의 골이 업사이드가 되고 모따의 크로스가 수비 손에 맞은 게 NO PK가 되는 등 아쉬운 장면이 몇 번이나 연출되었지만 결국, 게임은 2:2로 종료되었습니다.

 
 
경기 종료. 원정에서 비긴 우라와는 '이겼다'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경기를 보여준 성남 선수들도 뜨거운 박수를 받았어요.
 

■ 기타등등


* 이번 년도 FIFA 클럽 선수권은 일본 기업들의 후원으로 인해 일본에서 열립니다. AFC 챔스도 일본 스폰서들이 절반은 되는 걸로 압니다. 또 우라와는 최초로 토너먼트 4강에 일본 팀이기도 하고, J리그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팀이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정황과 그 동안의 행보 덕에 우라와가 심판판정에 있어서 상당한 이득을 보고 있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이야기입니다. '어딜 가나 우라와는 어드밴티지를 받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니까요. 이 날도 PK가 나올만한 세 장면 중 성남의 2개는 안 불어주고, 우라와 쪽의 1개는 불어줬다는 게 참 아쉽네요. 휴우. AFC에서 발언권이 없는 나라라 그렇습니다. 뭐 실력으로 이겨줄 수 밖에요! (...근데 호주심판은 어떻게 공수 안 되남요)

* 전북전에서 수천명이 건너와 엄청난 포스를 내뿜고 갔던 우라와 서포터들. 이 경기 전에도 뭐 이번엔 5천명이 건너 온다느니, 이미 예매가 3천장이 끝났다느니... K리그 팬들을 긴장타게 하는 보도가 연일 흘러 나왔었는데요. 실상은 뭐, 뭔 천명? 잘 봐줘도 한 500여명 밖에 안 왔더군요. 산동전에 몰려든 중국 유학생들보다도 확실히 적었습니다;; 아무래도 평일경기였던 것이 좀 부담이 컸나봐요. 물론 그들의 열기 자체는 뜨거웠습니다. 허나 성남의 일반 관중들도 호응이 좋았던 날이어서 전혀 이쪽이 꿀리지는 않았죠. 근데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니 경기장 가보지도 않고 대충 주워 들은대로 기사 쓴 언론사도 있더군요. 이런 데서까지 명성 날릴 필요는 없는 신문 같은데?

* 그리고 우라와 레즈 서포터즈에 대한 감상을 하나 더 덧붙이자면- 많은 국내팬들이 이미 말했던대로 '기계적이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보통 우리네 서포터즈들을 보면 뭐 일부는 대충 꼴리는 대로 따로 앉기도 하고, 경기를 보면서 개인적인 탄성이나 외침을 질러대기도 하고, 열 받으면 따로따로 안티 콜도 하고 욕도 하고 하는데요. 우라와 애들은 정말이지... 너무도 질서정연했습니다. 빈틈없이 줄 맞춰서 서서, 튀는 목소리 내는 사람 한 명 없이, 준비된 노래/준비된 구호로만 그대로, 일사불란하게 응원을 하더군요. 흐음. 열정적이고 뜨거운 응원임은 분명하지만.... 이 이질감은 뭐랄까... 삼겹살 펼쳐놓고 소주 마시면서 '이따마르 한 골 넣어 임마!'를 외치는 아저씨들도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네 운동장 정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것도 국민 정서의 차이려나요.



■ 마무리


2차전은 24일, 축구도시 우라와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서 사이타마 원정으로 치루어집니다. 2골이나 내주고 비겨버려서 2차전은 무조건 승리하거나, 3:3 이상의 점수로 비겨야만 결승에 진출하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만... 뭐 성남은 워낙 강하니까요. 평소처럼만 하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걸로 예상합니다. 스타팅 멤버 거의 100%가 국가대표 출신이어서 관중에 주늑들 일도 없을뿐더러, 또 성남은 토너먼트전에서 원정 가서 진 적이 거의 없습니다. 홈에서 99연속 무패를 달리던 알 카라마마저 원정가서 깨버리고 온 성남 아닙니까;;

다만 걱정되는 건 중동 심판... ..... 음... 과연..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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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리그에서 난투극이 벌어져 우라와 선수들이 한 10명쯤 퇴장당하지 않으려나.... (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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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0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