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기 돌입!!


아- 그 동안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50여일만에 재개된 K리그!!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던 사루인이었지만 공짜 티켓 이벤트에 보기 좋게 당첨, 8월 8일 탄천운동장에서 열리는 성남 대 제주의 경기를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와하하하하하하

8일 수요일. 이 날은 비가 어마어마하게 내렸었습니다. MD판 미드나이트 레지스탕스에 필적하는 게릴라성 집중호우 때문에 자칫 경기가 취소되진 않을까 조금 걱정도 했습니다만- 다행히 오후 들어 빗방울이 좀 약해지더라고요. 우산과 음료를 챙겨들고 힘차게 출발!

 
석계   야탑


같이 보러 가기로 한 누렁이와 석계역에서 만나(티켓은 1인 2장- 감사)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전철을 5번 갈아타며 1시간 반만에 탄천에 도착했습니다. 와- 근데 경기장까지 걸어가는 길에 구름이 장관이더라고요! 자료용 겸사겸사해서 사진을 막 찍었죠. 그러고보니 2,3년 전 부대에서 본 가을 하늘도 숨이 막힐 정도로 멋있었어서.. 제대해도 구름 보러 다시 한 번 와야겠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아직 못 갔네.. 휴으...

 
 
이야- 절경이야 절경


상품 판매소에서 초대권을 받고 들어가려는데, 바로 옆에서 조병국, 손대호, 김동현 선수의 사인회를 하더군요. 기다리는 줄도 길고 해서 일단 그냥 들어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우중충한 날씨 탓인지 평소보단 관중은 춸씬 적었어요. 눈짐작으로 대충 3천명쯤 되나~ 하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공식 기록을 보니 4800명이 넘었다고 하데요.

 
 

■ 전반전

 

국가대표 5인방이 복귀했지만 성남의 포메이션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사인회에 참여한 세 명의 주전이 빠졌다고 보면 되요-_- 4백 수비에서 조병국이 빠지고 장학영 - 조용형 - 김영철 - 박진섭. 미들진에서 손대호가 빠지고 김상식 - 김철호 - 김두현, 공격진에서 김동현이 빠지고 모따, 이따마르, 남기일. <- 아, 최성국 선수도 서브였군요. 전날 싸월에 뜬 명단엔 김민호 선수가 스타팅 명단에 있었는데 아쉽게 이 날 경기엔 나오지 않았네요.

제주는 제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좀 적게 가지고 있는 팀들 중 하나인데(...) 새로 온 용병 빼면 스타팅 중 반은 알고 반은 모르겠더라구요;;
공격 요원의 신병호, 이리네, 히칼딩요, 전재운등을 눈여겨 보기로 했습죠. 수비용병 알렉스 또한 더불어서.

이윽고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디 엉덩이 한 번 제대로 들었다가 놔볼까-' 하는 사이에 첫 골이 터졌죠;; 모따의 크로스 > 수비 헤딩 > 김철호가 달려들면서 가슴트래핑 치고 벼락 같은 왼발 슛! 그대로 오른쪽 골네트를 갈랐어요. 우와아아하하하하 괴성을 지르면서 "최단시간 골 아냐!? 최단시간!"을 연발했죠. 경기 후 인터넷에서 확인해보니 이 날 김철호 선수의 24초만의 골은 역대 k리그에서 4번째로 빠른 시간 안의 득점이었다고 합니다.

여튼 기세 좋게 스타트한 성남, 채 15분도 지나지 않아 2번째 골을 터뜨립니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볼을 이따마르가 약간 끄는 듯 하더니- 중앙으로 쇄도하는 모따에게 연결! > 가볍게 툭 차넣으면서 2:0. 완벽한 호흡 그 자체! 이야- 이따마르 공격 포인트 얼마만이니;; 관중석도 들썩들썩했습니다. 오늘은 6:0이다~ 대량 득점이다~ 하며 축제 분위기가 됐죠.

엎친 데 덥친 격으로 제주는 알렉스 선수가 전반 24분만에 부상으로 교체 아웃. 성남의 공격은 더욱 더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머리 색 바꾼 김두현 선수는 물론이고 남기일 김철호의 파이팅이 정말 놀랍더군요! 하지만 톱에서의 섬세함 부족으로 아쉽게 2:0으로 전반전이 마무리 됐습니다. 하지만 분위기보나 스코어로 보나 7-80% 이상 경기를 지배한 성남이었기에 후반전은 더 기대해 볼 수 있었죠.

 
경기 시작!   골!-_-
 
전반 후반엔 제주도 공격이 많이 살아났습니다.   오락가락 하는 비.
 
 

■ 후반전


후반 들어 비가 딱 그쳐 다행이었습니다. 전반전엔 내내 비가 오다말다 해서;; 우산 폈다접었다 난리도 아니었거든요.
자, 대량 득점으로 가보자!! 상큼하게 후반전 시작!!

.....

으잉? 근데 제주의 공격이 만만치 않다? 성남 선수들 체력 안배를 하는 건가- 집중력이 떨어진 건가- 어째 몸들이 조금씩 무거워진 느낌이 들지 않아? 김두현 이따마르의 중앙 부근이 특히 좀 그런 듯한... 어쨌던 이런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주도권이 조금씩 제주로 넘어가기 시작합니다.

후반 15분, 한동원 선수가 준비하길래 "아, 김두현과 교체를 해주는 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죠. 그런데- 한동원은 윙포워드 자리에 있던 남기일 선수와 교체해 들어왔습니다. 어잉?? 이거 포메이션이 어떻게 변한 거지? 4-4-2인지 4-3-3인지 잘 못 알아 보겠더라고요. 또한 공교롭게도 한동원 선수가 들어간 이후부터 제주가 더더욱 맹공이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코너킥, 슈팅을 대체 몇 개를 준 건지 모르겠어요. 코너킥,코너킥,슈팅, 코너킥,코너킥, 슈팅... 정신없었죠.
위기 상황을 한 번 넘겨도 미들진에서의 패스가 팍 죽으면서 바로 볼 커트 당해 또 위기 상황... 불안불안했습니다. 김용대 골키퍼가 한 3개쯤 선방하고, 오픈 찬스에서 홈런도 2-3개쯤 나오고, 골대도 한 번 맞았구요. 진짜 후반전엔 실점 안 한 게 다행이었습니다. 제주의 새용병 히칼딩요는 뭐 전후반 내내 위협적이고 부지런한 움직임을 선보이면서 제주 선수들 중엔 가장 돋보였네요. 후반 교체로 들어온 조진수 선수의 슈팅도 날카로운 게 한 개 있었구요(<조진수 선수 짧은 시간이었지만 상당히 위협적이었어요).

이렇게 한참을 끌려다니다 74분 김두현 > 최성국이 교체 되니 한결 나아지더군요. 최성국 선수, 아시안컵에서의 부상 여파도 아직 있을텐데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사이드를 몇 번이나 뚫어주는 날카로운 역습을 보여줬습니다. 종반 즈음에는 공격 셋, 수비 둘의 결정적인 추가득점 찬스도 잡았었는데 이따마르가 패스를 잘못 하는 바람에..;; 크음.

이따마르... 이 날 어시스트 하나를 기록하긴 했지만, 여전히 아직은 좀 부족한 듯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후반 중반 이후에 급격한 체력 저하는 정말; 용병 빈자리 하나가 절실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김동현 선수가 얼렁 살아나줘야 할텐데...


 
하프타임에 다시 열린 꼬꼬마들의 럭비 축구 경기   후반전 시작! 추가골을 노리자!
 
...어.. 어라...   이.. 이게 아닌데...
 
상식이형이 헤딩슛 한 게 이 장면이었나 언제였나...   몸싸움도 한 번 있었네요. 심판의 진행이 좀...
 

■ 끝

 

여튼 경기는 2:0으로 끝났습니다. 후반전의 찝찝함도 있었지만 전북이 수원을 격파해줘서 기분 업! 성남은 2위와의 승점을 9점차로 벌리며 14경기 10승
4무로 1위를 고수하게 되었습니다. 최다승점 최다득점 최소실점은 물론이고 정규리그 무패 기록도 21경기로 늘렸어요. 오하하. 역시 최강이구만~

오늘(8월 11일)은 광주 어웨이 경기, 뭐 낙승 하리라고 믿습니다. 아시안컵과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얼렁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서, 더 좋은 경기 모습 보여줬으면 하네요.

 
종료-   나오면서 한 장 찰칵.
 

■ 기타

 

- 집에 와서 kbs 스포츠 뉴스를 봤습니다.... 근데 첫 골 넣은 김철호 선수한테 '무명' '무명' 이래서 열라 황당했네요.
(http://sports.kbs.co.kr/article/soccer/200708/20070808/1405068.html)
아니, 올시즌 첫 출전이라고 무명이야? 전반기야 부상이라 안 나온 거고 05/06시즌 모두 25경기 이상씩 출장한 주전 미들 김철호가 무명이라니!! 나참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에도 스타팅으로 다 나온 선수한테 이건 뭐... 김철호 선수 기분 상하게 대체 뭐냐고.


- 이 날 탄천 종합의 볼보이들은 놀라웁게도- 초등학생들이었습니다! 지난 아챔 때도 트랙에 학생들 앉혀놓고 드로잉 상황에서 몇 번이나 경기 흐름을 끊기게 하더니 뭐야 이건 또. 아니나다를까, 초반에 공을 못 찾아서 시간 지연 된 장면이 2번 정도 나왔죠. 다행히 이후엔 비교적 매끄럽게 전개가 됐지만 그래도 초등학생이라니..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네요.


- 아. 그리고 이 날은 심판도, 영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


- 돌아오는 길에 최성국 마킹의 레플을 입고 혼자 걸어가고 있는 조그만 남자 아이를 한 명 봤습니다. 와, 혼자 저렇게 당당히 경기 보러오다니, 집이 근처인가? 하고 지나쳤는데 지하철 안에서 또 만났어요. 어린 애가 참 기특하기도 하고 신통하기도 하고. 마침 제 옆옆자리로 이동해 오길래 살짝 다가가서 말을 걸었죠. 그 애가 내릴 때까지 6-7분 정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이따마르 어때? 죽이고 싶지 않냐?'...등등) 소년 왈, 전반기 중반 이후부터 애들레이드전, 산동전까지 죄다 보러 왔다고 하더라고요. 엄마 아빠가 태워다 줄 때도 있지만 보통 혼자 왔다갔다 한다고. 이야- 대단해 대단해!
저 어린 나이에 저렇게 당당하게, 부모님 허락 받고 자신의 열정적인 취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니... 대견스럽기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약간 부럽기도 했네요.

 
 
구름 사진으로 마무리.

 

<돌아가기>

- 2007년 8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