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앗!! 사진이 또 다 잘못 나왔다아-!!


이 놈의 디카가 이제야 그 질긴 수명을 다 했나 이거 대체 왜 이런 거야 하고 집에 와서 다시 만지작해보니 렌즈 설정이 틀려 있었더군요. ...저번 인천전에서도 개판 쳐놓고 또 자빠진 나란 놈은 정말... -이런 이유로 이번에도 사진은 그닥 없습니다;;

 
 
간만에 찾은 상암... 아씨 카메라    
 

◀ 이걸 보는 순간 딱 든 생각 = 축구에서 발이 높으면 파울인디?

각설하고, 21일 서울 vs 수원의 k리그 컵대회 경기를 갔다 왔습니다. 워낙에 스타도 많고 관중도 많은 두 팀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에 전날 스포츠뉴스에서도 톱으로 다뤄줄만큼 언론들+팬들의 관심이 대단한 경기였습니다. [안정환 vs 박주영], [이을용 vs 백지훈], [김병지 vs 이운재]등 이야기 거리가 될만한 여러 매치업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만 했던 건 역시 [차범근 vs 귀네슈]의 감독대결이었죠.

이 날 경기 전, 최근 무실점에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귀네슈 감독이 '한국축구는 공격지향이 부족하다'며 k리그에 쓴소리하는 인터뷰가 언론을 통해 보도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수원의 차감독은 'k리그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며 곧바로 반박을 했었죠. 그러한 신경전이 있었기에 두 감독의 지략대결은 더더욱 큰 흥미거리가 되었습니다.
...사실은 귀네슈가 너무 자신만만 하다보니 "k리그의 쓴 맛을 보여줘야한다!"는 타팀 팬들의 은근한 바램도 많이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저도 그 중에 한 사람으로(-_-) 이 경기에서만큼은 차범근 아저씨를 응원하기로 마음을 정해놓고 경기장에 갔었더랍니다.

8시 경기였지만 40분 전에 도착! 레지나횽이 표를 미리 사놔서 도착과 동시에 입장할 수 있었음에도 1층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는 정도로 자리가 꽉 찼있었습니다. 평일 저녁에 이 정도 관중이라니 과연 빅매치! K리그의 달라진 위상을 볼 수 있어서 나름 즐거웠어요. 여튼 2층에서 한 번 보자는 의견에 따라 자리는 2층 정면에 잡았죠. 제 안 좋은 눈으로도 다행히 등번호 정도는 보이더군요. 근데 FC서울은 왜 등번호 마킹을 금색으로 했지?... 수원의 흰 마킹보다 멀리서 구별하기가 더 어렵잖나...

어쨌던 경기 시작!!

   
 
작년에 방화사건을 의식해서인지, 전광판 밑에 감시 카메라를 달아놨더군요. 이것도 나름대로 도발?-_-
 


■ 경기 단상

수원은 이정수, 곽희주, 김남일등 여러 선수들이 부상인 상황에서 다행히 이관우 선수는 선발출장을 했더군요. 공격진 스타팅으로는 안정환, 에두, 배기종 등. 서울은 박주영/김은중에 놓고 이청용, 기성용등이 받치고 있는 폼이었구요.

첫 골은 전반 6분만에 수원에서 먼저 나왔습니다. 득점한 선수는 물론 '마토'! 셋피스 상황에서 수비 뒤로 돌아가며 정확히 헤딩슛을 꽂았습니다. 올시즌 서울의 무실점 기록이 깨지는 순간이기도 했죠. 아무래도 공격 템포와 스피드 면에서는 최근 서울보다 좀 떨어져보이는 수원이었기에, 이른 시간에 선취득점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마토와 이싸빅의 탄탄한 중앙수비를 보며 '이제 아무리 서울이라고 해도 쉽게 이길 수는 없겠군'이라고 생각한 순간! 박주영의 동점골. 전반 13분! 침착하게 어시스트를 한 이청용 선수도 좋았지만 그 전에 오른쪽으로 빠져 나가면서 힐킥으로 길을 열어준 김은중 선수가 정말 대단했죠. 과연 패싱 게임의 수준을 한차원 높인 서울의 능력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어요.

모든 경기는 미들에서 시작된다고, 이후의 경기는 거의 서울의 페이스였습니다. 사실 마토의 전반전 골 넣은 거랑 후반전에 프리킥 1,2번을 제외하곤 수원은 제대로 된 공격 자체가 '거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작년 챔피언 결정전 때 성남에게 내리 깨졌을 때보다도 더 공격이 안 됐습니다. 공격패스도 안 되고- 크로스도 안 되고- 슈팅은 더더욱 될 리가 없었고요. 그나마 수비 조직이 무너지지 않아 1:1로 전반이 끝난 거지 경기 내용면에선 누가 봐도 서울이 압도했었죠.

어찌어찌 45분이 지나가고... 나드손이 빨리 투입되기를 바라면서 하프타임을 보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미처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수원의 악운이 새까맣게 몰려 들고 있었다는 것을...

     
 
하프타임 끝나고 이싸빅 선수가 넘어져 있는 상황에서 인간 테이블 사커 미니 게임을 준비하는 서울...흠..
 

전반 마지막에 이싸빅 선수가 박주영 선수와 충돌하여 실려나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보기보다 부상이 심했던 것인지 후반전엔 최성환 선수가 교체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수비 미들이었던 김진우 선수 대신 공격 성향이 더 강한 안효연 선수가 투입됐죠. 그럼 수원의 미드필드는 이관우/백지훈/ 안효연, 한 명 더하자면 배기종까지 되는 건데- 언뜻봐도 전문 수비 미들이 없죠. 과감하게 공격하겠다는 차범근 감독의 의도는 이해하겠지만.. 과연?

뭔가 약간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싶은 찰나 후반 6분, 박주영이 추가골을 넣습니다. 최성환 선수의 완벽한 클리어링 미스였죠. 뭐 그걸 침착하게 트레핑해 접고 들어가 슛한 박주영도 대단했지만... 수원이 더욱 다급해지는 그 순간 - 불과 1분 후, 박주영이 또 한 골을 터뜨려 헤트트릭! 서울이 3:1로 앞서가게 됩니다. 이번에도 최성환 선수의 선수마크와 스루패스 차단의 미스. 아아... 이렇게 쉽게 무너지다니...
영 안 되는 공격 전술은 젖혀두고라도, 그래도 수원을 지지 않는 팀으로 만들었던 리그 최강급의 4백 수비라인이... 싸빅이 교체되어 나간지 10분도 안 되서 이렇게 아작이 나나요. 뭐 물론 그 전에 이정수 송종국 곽희주의 부상이 1차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요. 에횽;

원투 스트레이트 어퍼에 크로스 카운터까지 다 허용하고 나서 뒤늦게 반격에 나서는 수원 삼성. 하지만 영 안 되죠. 미들에서의 패스는 거의 100% 차단 당해버리고, 안정환 선수도 몸이 무거워 보였구요. 후반 13분이 되어서야 나드손이 투입되었습니다만.. 의외로 배기종과 바꿔주더군요? 개인적으론 왜 안정환과 안 바꾸고 (그나마) 몸놀림이 좋았던 배기종을 뺄까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정환/에두/나드손의 스리톱으로 공격력을 극대화 해보려는 시도였을까요?..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미들은 거의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수비 미들은 없고 안효연 선수가 자주 올라가면서 이관우/백지훈은 나아가질 못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언뜻 수원의 포메이션은 4-2-4처럼 되어버렸는데요(수비라인 = 이관우/백지훈 = 안효연/안정환/에두/나드손). 전방에 공격수들은 많이 박혀 있었지만 공이 미들 지역을 통 거쳐오질 못 하면서 남은 40분동안 [길게 뻥 차고 뺐기고 내려와서 받았다가 뺐기고] <- 이것만 반복했습니다-_-. 중앙선 넘어서 전진패스가 3번 이상 이어진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그나마 문전 프리킥 2번 찬거 빼면(마토가 차서 골대 맞춘 게 아쉬웠죠. 역시 수원에서 마토 한 명만은 정말...) 후반전엔 안정환/에두/나드손의 슈팅 수가 완전 0이었습니다.
푸하~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리그 TOP랭크의 선수들이 공격/미들진에 다 포진해 있는데도 40분 동안 제대로 된 패스 슈팅 한 번 해보지 못하다니...

후반 42분. 중앙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던 FC 서울의 반격 한 번! 정조국 선수가 정확하게 차넣어 4:1을 만들었습니다. 이쯤되자 저도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이건 내용으로 보나 결과로 보나 완전히 간 게임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시원하게 더 골 박아준 서울팀에게 감사의 박수를!

     
 
     

■ 후폭풍

경기는 4:1, 수원의 치욕스러운 대패로 끝났습니다. 대패하고- 선수들 부상 당하고- 서울에겐 헤트트릭에 연승에 귀네슈 붐까지 선물해주고 빈 손으로 터덜터덜 돌아서는 수원 블루윙... 수원 응원하겠다고 찾아갔던 저로서도 만감이 교차하더군요-_- 그래도 뭐 경기 자체는 재밌었다고 생각되니 참으로 아이러니?

집에 와서 신문/방송들을 둘러보니 후폭풍이 대단하더라고요;; 박주영 선수의 헤트트릭은 물론이거니와 귀네슈 감독의 5연승, 귀네슈 감독의 공격 축구, 여기도 귀네슈 저기도 귀네슈... 심지어는 귀네슈 신드롬이란 말까지 TV에서 나오더군요. 헐....

.....
.........

....사실 귀네슈의 k리그 비판 인터뷰에 반박한 감독이 차범근 아저씨 말고 한 명 더 있었습니다.
바로 성남의 김학범 감독이죠.

경기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내내 이 생각만 했습니다.

'성남은 이길 수 있어'
'성남이 이겨줄 것이다!'
'성남이 서울 이길 거다!'
'성남이 확실히, 서울을 이겨줄 거야아아아앗!!' -)-

-_-

 

이렇게 된 마당이니, 성남 VS 서울은 만사를 젖혀두고 무조건 가야 되겠는 걸요? 성남은 AFC 관계로 컵대회 참가를 안 하기 때문에 양팀의 맞대결은 5월 말이나 있을 예정이더군요. 으.. 꽤 기다려야 되잖아... 그래도 꼭 가야지.
그 전에!! 성남과 수원의 경기, 서울과 수원의 2차전이 다음주, 다다음주에 차레로 있습니다. 신나는 리그 주간이네요~ 싸빅 선수뿐만 아니라 마토 선수까지도, 서울전에서의 경고 누적으로 4월 1일 성남전엔 출장을 못하게 됩니다.

좋아, 서울도 했는데 성남이 못 하겠어?-_- 어디 한 번 이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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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3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