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11월 25일

시즌 최종전, 챔피언결정전 2차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사실 1차전 성남도 못 간 마당에 수원에 갈 수 있겠냐- 라고 생각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형이 준 수원 시즌 티켓이 또 마지막에 저를 살렸습니다-_-. 당연히 안 될 거라고 생각했던 '시즌 티켓으로 챔피언결정전 보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극적으로 시즌 최종전 단관 결정!! (결국은 공짜표로!!-_-)

수원에서 청소년 상담센터 일을 하고 있는 승윤이를 살 꼬셔가지고 25일 토요일, 빅버드에 떴습니다!!

 
 
버스 타는 데만 한 40분 넘게 걸린 듯..   최종전 보러왔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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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경기는 낮 2시 경기였는데(토요일 2시에 경기하는 게 말이 되냐 ㅅㅂ) 경기장 입장하기 전에 만나서 밥을 먹기로 했으므로, 넉넉잡고 10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보통 1시간 반 정도 걸리니까 늦어도 12시엔 도착하겠지-라고 생각하고 나선 것인데요. ....수원 도착하니까 거의 1시가 다 되었더군요-_-
밥도 못 먹고 일단 들어가서 자리 잡은 다음에 컵라면 먹었잖아요... 평소에도 그닥 안 좋은 수원 교통편이지만 이 날은 특히나 더 막히더군요. 나중에야 안 사실인데 리그 결승전에 아주대 수시까지 겹쳤다 그러더라고요. 아무튼 가는데만 두 시간 반이 넘게 걸렸음... 히야~ 두 시간 반이면~ 우리 집에서 상암 경기장을 2번을 왔다갔다하고도 남는 시간이잖아!!-_- 정말이지- 내 연고지 팀이 아니니 이렇다니깐~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에 입장했는데도 이미 관중, 서포터들이 바글바글 들어차 있더군요. 정면에는 못 앉고 역시 약간 사이드에... 이번에도 성남 서포터석에서 가까운 왼쪽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몸 푸는 양팀 선수들   아직은 적은 수의 성남 서포터
     
 
이전엔 깜박하고 말을 안 했는데, 수원 구장에선 인트로에 메탈기어 솔리드2랑 아크 더 래드 음악이 나온답니다-_-
     

이 날 챔피언결정전을 맞아 수원 구단측에선 2만개의 손난로와 깃발, 스포츠 2.0등을 무료 배포했는데요(야-엄청난 물량공세;;), 다른 건 안 받고 나올 때 스포츠 2.0만 받았습니다. 근데 메인 타이틀은 호나우딩요이고 백지훈은 기사가 없는데, 왜 표지가 백지훈이지?? ... 하고 보니까 경기장 증정용만 표지가 다른 거더군요(오면서 지하철 가판대를 보고 알았음). 손난로도 받을까- 했는데 사실 이 날 날씨가 너무 더웠어요; 뜨거운 낮 경기... 지난 성남 플옵 때보다 기온이 10도 정도는 높았던 것 같음.

     

오프닝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카드 섹션! E석 1층 관중 전원과 그랑블루가 각각 다른 카드 섹션을 보여줬는데, 자리 탓에 성남 지지자였던 저도 당연히(-_-) 참여했습니다... 그랑블루 쪽에선 김호 감독과 차범근 감독의 대형 통천이 내려와서 장관을 이루었는데요. 우와- 불과 십 몇 경기 전만 해도 차범근 감독 호명하면 야유를 퍼붓던 그랑이 이렇게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음. 근데 아쉬웠던 건 전광판이 E석 전면을 한 번도 비춰주질 않아서, 카드 섹션에 참여한 3만 관중은 지금 자신들이 무엇을 들어 올렸는지 전혀 못 봤다는 겁니다(-_-_-). 저도 한참을 두리번 거리다가 그냥 내렸는데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나서야 제가 뭘 들어 올렸었는지 알았다죠... 흐- 아무튼 정말 멋졌습니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수원 관중과 그랑의 열기만큼은 K리그의 전구단이 부러워할만한, 또 본받아야 할만한 것임이 분명합니다...

 
 
오히려 햇빛 가리개로 많이 사용된 카드 섹션용 종이...   ...-_-
     
 
 
우와아아아!   장관입니다- 진짜-
     

■ 어쨌던 경기 시작!

성남은 1차전에서 극적인 1:0 승리를 거두어 뒀기 때문에 어웨이 경기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게 사실이었지요... 하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 국내 리그에는 '원정골 우선'법칙이 없기 때문에 한 골을 넣는다고 해도 상대가 2:1을 만들면 연장으로 들어서게 되죠. 경기가 길어지면 아무래도 홈인 수원이 힘을 낼 확률이 크게 되니까... 성남이 선수비를 하더라도 적당한 공격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건 뭐 자명한 사실이었습니다.

선발 스쿼드는 일단 평소와 거의 똑같은 포메이션으로 나왔습니다. 골리 김용대에 포백은 박진섭/조병국/김영철/장학영, 중앙은 김상식이 빠진 손대호/김철호/김두현, 포워드는 이따마르/모따/네아가... 으잉? 쓰고 보니 지난 서울과의 플레이오프 때와 완전 똑같은 포메이션이네! ...뭐 역시 1골 앞서 있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겠다는 김학범 감독의 용단이 드러나는 거죠.
수원은 예고된 대로, 송종국을 4백 라인으로 내리며 수비진의 오버래핑을 더한 강한 공격 전술을 꾀했던 거 같았는데- 청대 출신 박주성의 깜짝 발탁이 놀라웠죠. 광주 상무에서 제대한지 이틀밖에 되지 않은 박주성의 과감한 선발 기용. 차감독... 파격적인 포메이션 변화로 성남을 혼란스럽게 하겠다는 생각이 좀 있었던 거 같아요. 결과적으론 이게 전술 실패였네 어쩌네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까놓고 말해서 수원은 전반전 내내 완전 삽질이었습니다(-_-). 백지훈의 저멀리 떨어진 빗나간 공을 슈팅이라고 보긴 좀 그런데;; 그것을 빼면 전반전 31분이 되어서야 처음 슈팅이 한 번 나왔습니다. 그것도 골대를 크게 빗나간 김남일의 중거리포. 이게 전반전 수원의 공격 전부였습니다. 슈팅 1에 유효슈팅 제로. 이건 뭐 거의 독일월드컵 프랑스전 전반전에서 대한민국이 보여준 모습이 떠오를 정도였는데요...

 
 
 
일부 성남 서포터들이 휴지를 늦게까지 던져서 약간 빈축을 샀죠...   열성적인 그랑블루의 응원.
     

그사이 성남은 미들을 장악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공격도 훨씬 많이 했습니다. 전반 25분만에 모따의 기막힌 옆차기 골로 1:0, 오히려 성남이 앞서 갑니다. 수원은 최소 2골은 따라가야 겨우 연장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위협적인 장면은 전혀 만들질 못 했으니, 관중들이 웅성웅성할만 하죠;;; "지고 있는 팀 맞아?" "이래서야 골 넣겠어?"하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려왔습니다(...).

많은 언론에서 말했듯이 학범슨의 전술 성공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습니다. 포백은 물론이거니와 김철호 손대호 두 수비형 미들이 이관우 백지훈등 수원이 자랑하는 공격적인 미들진을 완전히 묶었죠. 그 앞에서 광적으로 뛰어다니며 수십번의 공을 커트해낸 김두현의 활약도 대단했구요; 수원은 뭐 사이드쪽 김대의 선수 돌파도 전혀 안 되고 중앙에서도 공격패스가 못 나와 우왕좌왕... 그러는 와중에 골까지 먹어서;; 수원은 다운된 기세로 무기력하게 전반을 마쳤습니다....

 
골 들어가는 장면이던가   성남 서포터도 뜨거웠다!! (하지만 막대풍선은 좀..)
     
■ 핲 타임

음료수랑 커피를 사러 갔는데 글쎄... 펩시 콜라 작은 패트병 하나에 2000원을 달라네요! 무슨 사막 한가운데서 콜라 파는 것도 아니고 어이가 없어서 그냥 안 샀습니다(...). 자리로 돌아와보니 노브레인 공연을 벌써 시작했더라구요. 노브레인은 전부터 수원 서포터로 유명했었죠. 리그 홍보대사도 하고 있던가?...

.....
그런데 공연... 와... 너무 하더군요;; 기타는 줄도 없고 드럼은 치는 거랑 반주 나오는 거랑 안 맞아서 소리가 2개로 들리고...; 너무 급조한 티가 팍팍 나서 관중들의 호응도 거의 없이 꽤 민망한 공연이 되고 말았어요. 훔;; 좋아하는 밴드였긴 하지만 차라리 대놓고 립싱크에 cd 트는 댄스 그룹이 더 나을 뻔 했네요. 플옵 땐 슈퍼 주니어 왔었다던데...

     
 
민망했던 노브레인의 공연   사은품으로 공을 차주는데 이 날 차준 공이 300개라더군요;;
     
■ 후반전!

후반 시작과 동시에 차감독은 박주성을 김진우로 교체시킵니다; 아무래도 미들 장악에 실패했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었겠죠. 실바도 꽤 일찍부터 준비를 했는데... 한참 후에 바꾸더라고요(왜?). 성남은 일단 선수교체 없이 그대로 나왔습니다.

후반 초반, 수원이 갑자기 밀어붙이기 시작합니다. 뭐 남은 45분 동안 최소 2골을 넣어야 연장전이라도 갈 수 있는 상황이니, 확실히 수비라인부터 많이 올라오더라구요. 송종국, 이관우 선수의 중거리 슈팅도 몇 번 나왔던 것 같구요.
그런데 성남은 잠그기 일변도로 가지 않고 잠시 막아내더니 또 빠른 공격을 여러 차례 보여주면서 경기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았습니다. 유기적인 전술 플레이를 통해 당황하지 않고 다시 페이스를 찾는 모습이 정말 놀라웠어요;; 역시 돋보이는 수비/미들진의 압박... 성남이 이렇게 강했구나!!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가니 점점 더 즐거워졌죠. 수원 공격수들은 후반 중반까지도 슈팅을 하나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수원 이래서 되겠냐~ 란 상념이 한참 쌓여있던 후반 19분에 드디어 실바가 나옵니다. 백지훈 선수와 교체를 하더군요. 약간 의외인데..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백지훈의 한 방을 기대하는 게 그나마 좀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역시 올대 경기로 인한 컨디션 저하가 있었던 것이었을까?

아무튼 교체 직후에, 모따가 추가골을 넣었습니다.

     
 
후반에도 성남의 공격은 계속 된다   수원의 프리킥 상황
     
 
느닷없이 2:0이 되어버림...-_-   난리 난 성남측
     

우오오오오!!!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2:0! 2:0!!

"좋아! 주심이 인정했어! 인정했어!!"

사실 그게 골 상황인 줄은...;; 골대에서 먼 쪽 관중석에 있던 저로선 순간 골인 줄 몰랐어요-_-.. 심판을 손을 보고서야 알았죠.. 선수들도 죄다 업사이드인 줄 알았고... 골 동영상 보심 아시겠지만 정작 골을 넣은 모따 본인조차도 차넣고 '업사이드인가??' 하고 슬슬 걸으면서 부심을 바라봤죠. 하지만 골로 인정되자(이정수 선수가 늦게 나와서 업사이드 인정이 안 된 거죠) 그제서야 우와- 하고 뛰어 나가는 장면이-_- 너무 잼있습니다.

2:0... 이러면 수원이 이기려면 4골을 넣어야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실상 분위기는 결정났다고 봐야했죠. 뭐 경기 시간은 이미 3/4이 지나버렸고.. 수원이 제대로 몰아붙이고 있던 것도 아니었구요-_-

     

남은 25분.
수원은 다시 총공세로 나옵니다. 실바가 들어오고 나니 포워드진이 그나마 좀 살아나는 것 같더라구요. 마토가 왼쪽 미들로 윙까지 올라오는 모습도 이채로왔죠(뭐 손발이 안 맞아 패스미스도 좀 있었지만-_-). 성남은 슬슬 우성용/김상식/김태윤을 교체IN 시키면서 수비력 강화를 노립니다.

후반 30분에 실바가 추격골을 터뜨리자 수원 쪽에선 일순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흐릅니다. 하지만 교체해 들어온 서동현 선수의 결정적인 찬스 2개를 날려버린 것이 정말정말... 다행이었지요=_= 두번째, 골대 살짝 빗나간 슈팅은 진짜 아쉬웠는데요. 뭐 저야 '서동현 멋쟁이!'하면서 관중석에 쓰러졌지만요-_-

     
 
 
중앙에 5명;;   보기 드물게 잠잠해진 그랑블루...
     
■ 경기 시간 종료!!

마침내 우승했습니다!! 성남!! 챔피언결정전 2경기 모두 승리!!
역대 최다인 통산 7번째 리그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아- 정말이지... 올 시즌 성남 외에는 챔피언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완벽하게 우승해버려서 너무 기뻤습니다. 최다 승점, 최다 골로 당당한1위, 챔결도 완승! 진짜 누구 하나 토 다는 사람이 없는 명실공히 최강의 챔피언입니다!!
-야- 많은 축구 관련 사이트를 돌아다녀 봤지만- 성남 우승에 토 다는 사람 정말 한 명도 없더군요;;-_- 우히히

승윤이 근무 시간이 있어서 아쉽게 세레모니를 끝까지 다 보지는 못 했습니다만, 우승 슬라이딩하고 경기장 한가운데서 절하는 것까진 보고 나왔네요. 수원 선수들도 아쉬움이 컸는지... 경기장에 오래토록 남아있더군요... (집에 와서 본 거지만) 김남일 선수의 눈물 흘리는 장면에서는 정말 진한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이 당시 수원은 그나마 FA컵 결승이 남아 있었으니 그걸로라도 위로를 할 수가 있었는데;; 12월 3일에 있었던 FA컵 결승.. 전남이 수원을 2:0으로 이기고 우승해버렸습니다. 더블 크라운을 노리던 수원은 올 시즌 준우승만 2번한 무관의 제왕으로, AFC 챔스 진출도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 이것 참...

     
 
 
 
     

■ 시즌 마무리

아아- 2006 K리그가 끝나버렸어요.
아쉽네요...


아스날을 주제로 한 영화 '피버피치'에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오죠. 여주인공이 "축구 시즌 끝나면 대체 뭐해요?"라고 물어보자 주인공 왈,

"아무 것도 없어. 지루해. 다들 그냥 공원에 앉아서 다음 시즌 일정표만 기다리지.."


....;;;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다행이예요. K리그가 없는 동안엔 유럽 리그를 보면서 기다릴 수가 있거든요!!-_- 대표팀 경기랑 챔스랑 클럽 월드컵이랑 프리미어리그랑 세리에A 중계를 보며(최근 보는 세리에A도 상당히 잼있던데요;) 다음 시즌을 기다려야겠네요.

성남은 이번 우승으로 내년에 FA컵, 슈퍼컵, 정규리그 외에 AFC 챔스, A3, 피스컵까지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선수보강이 꽤나 필요할 것 같은데... 그 소식도 기다리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로 즐길 수 있겠네요. 내년엔 꼭 피스컵을 보러갈 생각입니다!


06시즌 아듀~
성남, 정말 고마웠다! 덕분에 올 시즌 잼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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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2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