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암으로 출발!!

일부 팬들로부터는 "언론 플레이로 만들어진 라이벌일뿐"이라고 얘기 되어지기도 하지만, 최근 하우젠컵대회나 FA컵에서 이 두 팀은 상당한 이야기거리를 뿌리며 K리그의 화두가 됐었죠. 후기리그 개막전부터 격돌하게 된 두 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빅 경기라서 저도 친구들과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FC서울을 그닥 안 좋아하는 저로서는 상암경기장에서 K리그를 보는 것은 처음이 되겠네요!!

경기 시작 약 50분 전에 도착.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열기가 뜨겁더군요! 정말 열차 한 번 올 때마다 사람들이 밀려 들어왔습니다. 레지나를 기다리면서 사람들이 입은 레플리카를 체크해보며 놀았습니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레플이 거의 반반으로 보이더군요;; 이 날 하루 종일 느낀 거지만, 그랑블루의 영향력은 역시 대단해요. 그 외엔 국대 옷 입은 사람도 있고.. 맨유의 보다폰.. 전북 현대, 유벤투스, 독일 국대, 스페인 국대, 아스날(갖고 싶어라.. 크흑..)등등... 아아- 이런 날 입고 올 레플 하나 없다니... 언젠간 에미레이트-올해 아스날-로 사고말테다...

 
 
상암 가는 6호선 안... 핸폰으로 고스톱 치는 누렁   열차 올 때마다 왁자지껄 해지는 지하철 출구.
     
우와- 이게 몇 년 만에 오는 상암구장이냐! 피스컵 <아인트호벤 vs 나시오날>의 경기를 본 이후 처음이예요!! 게다가 이 북적이는 사람들- 정말 열 띄고 활기가 넘쳐서, 그냥 있기만해도 절로 두근두근 달아 오르더라고요. 매표소 앞은 뭐 코믹월드 행사장을 방불케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습니다. 어찌나 장사가 잘 되던지 문마다 좌우로 임시 매표소 네댓개까지 설치했는데 그것마저도 줄이 길게... 이야- 서울 VS 수원의 파워가 이 정도였다니.. 우리 k리그가 이 정도라니!!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 날 이 경기 관중 수는 41237명으로, 시즌 최다 관중 수를 경신했습니다.

누렁이가 표 사는데 시간이 좀 걸려(나랑 레지나는 예매표) 경기 시작 20여분 전에야 입장할 수 있었는데, 들어가보니 밖에 표 사려고 줄 서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E석 1층은 거의 다 꽉 찼더라고요. 수원 서포터 쪽에 가까운 약간 가장자리에 겨우 자리를 맡아놓고 매점으로 가서 맥주랑 먹을 거랑 사왔죠. 근데 매점도 인파가 어마어마해서;; 거의 15분을 기다렸다 사오느라고 선수들 입장하는 걸 못 봤음-_-;; 음... 아무튼 선발 스쿼드도 확인하지 못한 상태로 전반전 스타트!!!

     
 
여기도 바글바글이다! 매표소..   나도 기분 너무 좋구낭
     
 
경기장 외벽에 걸려있는 팀 엠블렘, 멋지다!   레지나횽 찰칵. 오늘은 베론 레플리카 안 입고 왔네;
     
■ 전반전

서울은 정조국과 박주영을 제외하고 두두/김은중 투톱에 히칼도를 바로 밑에 놓은 포메이션으로 시작했고, 수원은 새용병 올리베라/실바를 톱에 놓고 바로 밑에서 이관우가 포진한 형태였습니다.

전반전은 서울이 확실히 앞선 경기였다고 할 수 있었겠는데요... 수원은 사이드던 중앙이던 제대로 된 돌파나 패스가 영- 나오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왼쪽 MF 문민귀 선수도 아직 손발이 안 맞아보이고, 오른쪽에 송종국 조원희 라인도 뭐 잠잠- 했고요. 오히려 서울이 히칼도를 축으로 안태은, 이기형등의 공격 가담이 잘 이루어졌다고 보여졌습니다. 위협적인 슈팅도 더 많았고, 또 골도 넣었고요.
전반 18분- 성남에서 이적해 온 두두가 문전 혼전 중에 흘러나온 공을 정확하게 왼발로 차넣어 먼저 선취 득점을 만들어냅니다. 이후로도 경기의 주도권은 서울이 쥐고 있었고 수원은 변변찮은 공격 한 번 못 해보고 전반전을 넘깁니다. 용병들이 아직 적응기를 다 못 지낸 건지 수원, 공격진쪽에서 너무 손발이 안 맞더군요. 실바가 열심히 뛰어 다니기는 했는데- 장신 공격수 올리베라는 페널티 에어리어 밖으로 공 받으러 나가고, 어쩌다 크로스 올라오면 단신 실바가 헤딩경합(이라고 하기도 뭐한) 하다 뺐기고. 이건 뭐.... .... .... (...) 아무래도 수원 지지쪽으로 응원하고 있던 저였기에 한숨이 푹푹 나오더군요-_-

     
 
경기 시작 전. 모여있는 선수들. 그리고 시축.   전반전 시작하면서 그랑블루가 피운 홍염~
     
 
상암에서 꼭 터트리는... 펑!!!   푸쉬쉬쉬~~ 한참 동안 정국은 안개 속으로.. 선수들 오리무중
     
 
전반 중에 김치곤 선수가 부상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전반 종료(음? 벌써!?)
     
■ 하프타임

하프타임에는 컵대회 MVP 시상식(GK 김병지), 전광판 퀴즈, 그리고 관객들이 참여하는 캐논슛 대결등의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전광판 퀴즈는 가장 많은 평균관중을 기록한 축구리그 맞추는 거랑 FC서울 선수들 옛날 사진 보고 맞추기 2문제였네요.. 캐논슛 대결도 재미있었습니다. 사회자분 입담이 좋아서(잠실 경기장의 그 분하고 닮은 것 같은데-_-) 관중들이 많이 웃었어요. 북패륜이건 GS건, 역시 FC서울 마케팅 능력은 평가해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흠... 단, 규정시간 15분을 넘긴 것은 흠이지만-_- (비바 K리그에서 이용수 위원님도 한 말씀 하시더군요-_-_-)

제 자리 앞에 연인분들이 좀 계셨는데, 전반전에 우리가 하도 악을 쓰니까(실은 누렁이가 파편을 튀겨서) 하프타임에 자리를 딴 데로 옮기시더군요... ... 오하하하....

     
 
하프 타임입니다. 자리 지키면서 찍은 사진~   다음엔 더 일찍 와서 더 앞에 앉아야지...
     
■ 후반전

"김대의를 집어 넣어!!"라고 여러 번 외친 보람이 있었던지, 수원 차감독은 초반부터 실바를 빼고 김대의를 투입합니다. 여기서부터 분위기가 확 바뀌기 시작하죠. 서울도 김은중을 빼고 박주영을 집어 넣었는데 이게 또 수원의 분위기에 한 몫을 합니다(...). 이 날 박주영 선수는 활약이 너무 아니올시다였거든요(왜 내가 보러가면 꼭 박주영이 못 하지?). 한태유 - 이을용 - 히칼도 - 두두 라인은 후반에도 여러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결과적으로는 마무리가 안 된 꼴이 됐어요.
수원은 갑자기 미들부터 강해진 느낌을 뿜어내면서 일방적으로 밀리던 경기를 팽팽한 5:5 싸움으로 끌고 나갑니다. 그리고 후반 18분- 오랫만에 성공한 조원희의 오른쪽 돌파 - 크로스를 이관우 선수가 골대 정면에서, 기가 막힌 초울트라하이퍼 발리 시져스킥으로 차넣어 드디어 동점이 됩니다! 아.. 정말 다시봐도 대단한 어마어마한 골이었죠... 이번 시즌 끝날 때까지 이보다 더 멋진 골이 과연 나올까 싶을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저희 자리가 후반전 서울 골대 오른쪽에 있었어서 우연찮게 제일 가까이에서 본 꼴이 됐는데... 진짜 전율이 흐르더군요. 일어나서 소리 지르느라 제대로 느끼지도 못했지만;
     
 
후반전 시작과 함께! 반짝반짝!!   질세라~ 이 쪽은 대형 유니폼 통천이다-
     
 
서울의 프리킥 찬스. 이 날 히칼도의 킥은 기대만큼은....   코너킥 장면. 골 사진은 없고- 동영상 찾아보세요- ("이관우 발리슛")
     
서울은 기가 죽었고, 수원은 역전을 위해 올리베라를 백지훈으로 교체시킵니다. 이대로라면 수원, 역전시킬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팍팍 들었습니다....................................

.....만, 후반 27분 김남일의 퇴장으로 경기 분위기는 찬물을 바께쓰로 맞은 꼴이 됐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안태은과 이관우가 경합중에 넘어진 상황 때문이었는데요. 그 상황에서 멀리서 달려온 김남일이 몸싸움을 하면서 선수들이 몰려든 거죠(사실 이 날 김남일 선수, 히칼도랑 신경전 하느라 전반
전부터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아 보였거든요).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그 상황의 동영상을 봤는데 실제론 선수 당사자들끼리 금방 화해하고 악수하고 헤어졌더군요. 그런데 주심이 뒤늦게 옐로우를 꺼내어 경고가 누적된 김남일이 나오게 된 겁니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는 시간이
상당해서 별로 보기엔 안 좋았죠... 수원 서포터들이 물병을 던지고...가만히 있던 일반 관중들까지 죄다 야유를... 에흉...

일련의 소동이 끝난 후엔 분위기가 많이 다운 되었고.. 이장수 감독이 후반 37분에 김한윤을 빼고 정조국을 투입하여 막판 뒤집기를 노려 봤습니다만 그것도 별 소득이 없었고..(김은중이 남아 있었더라면..;;) 그렇게 경기가 끝나 버렸습니다.

     
 
선수들 몰려서 몸싸움 중.   심판에게 항의하며 저기까지 오는 김남일 조원희 송종국 선수
     
그러고보니 또 하나, 후반 말미엔 수원 서포터즈 뒷쪽 전광판에서 화재가 발생 했었습니다. 저도 레지나가 가르켜줘서 봤어요..;; 다행히 큰 불 나기 전에 관계자분들이 소화기를 가져와 껐습니다만... 전광판 바로 밑이라서 상당히 위험했죠. 이 사건 가지고 방화네 아니네 며칠동안이나 말들이 많았네요... 스포츠 뉴스에도 몇 번 나왔죠.. cctv 촬영된 거랑... 휴우.. 이러면 안 되는데...

재미있었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 경기가 되어 버렸네요. 수원 역전할 수 있었는데!.. 이관우 선수
의 환상적인 시져스킥만이 머릿 속을 멤돌고... 그렇게 경기장을 나왔네요....

     
 
물병이 참... 참 멀리 날아가더군요.   전광판 밑에 불난 것... 소화기 2대가 달려와 껐습니다.
     
 
그랑에 인사하는 수원 선수들.   홈팬들에게 인사하는 서울 선수들.. 1층 관중들이 깃발 흔들어 줬습니다.
     
■ 기타등등

돌아오는 길에 사람들이 가득가득해서, 경기장 안에 있는 E마트랑 여기저기 구경하고 하면서 시간 좀 때우다 왔습니다. 후아..

아차차, 또- 빼먹을 뻔한 이야기- 오늘 응원전에서만큼은 수원 그랑블루의 압승이었습니다!.. K리그 최고의 서포터즈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그랑블루.. 실제 FC 서울 서포터즈와 숫자는 비슷했습니다만 응원의 함성과 박력에서는 확연한 짬밥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1분도 안 쉬더군요. 그 뜨거운 열정에 건배... 나도 언젠간 섭팅을 해봤으면.. 어서 강북팀을.. 좀...(생각해봤는데, 제가 성남으로 이사하는 쪽이 빠를 듯-_-)

아무튼 오랫만에 또 경기장을 찾아서 실제로 보는 경기의 즐거움을 만끽한 날이었습니다.
다음엔 서울과 성남의 경기를 보러 10월 25일에 다시 갈 생각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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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수원 시즌티켓이 생겨서 어쩐다....(어쩌긴,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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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8월 31일